국내 유가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국제 석유제품 거래 가격이 2년여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2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4일 종가 기준 무연 보통 휘발유(옥탄가 92) 거래 가격은 배럴당 102.76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9월29일(배럴당 104.35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유의 국제 거래가격도 배럴당 106.25달러까지 상승, 2008년 10월3일 이후 최고가로 장을 마쳤다.
일반적으로 두바이유 국제 현물가격이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내 정유사가 두바이유를 현물 시장에서 사오는 비율은 극히 적은 탓에 향후 유가 동향을 예측하려면 원유가격이 아닌 이들 석유제품의 국제 가격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휘발유 국제가격은 올해 9월 평균 배럴당 80.64달러에서 10월 87.66달러, 11월 91.16달러로 올랐고 24일까지 12월 평균가격은 99.50달러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유는 이달 2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100달러를 웃돌았다.
휘발유의 국제가격은 이달 6일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은 뒤 다시 98∼99달러 대로 떨어졌다가 21일 100달러 선에 재진입, 상승세를 탔다.
경유도 이달 평균 가격이 9월보다 배럴당 15달러 가까이나 높은 103.21달러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앞지른 것은 경유의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의 '경유대란'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소비자로서는 이런 최고가격 경신이 달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석유제품의 국제가격이 높을수록 정제이윤을 더 챙길 수 있는 정유사로서는 반가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된 셈이다.
최근 석유제품의 국제거래 가격이 2년3개월 만에 '고공행진'을 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2008년 상황과 마찬가지로 유동성 과잉에 따른 것이라는 데엔 의견이 모아진다.
그러나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선 다소 엇갈린다.
일각에선 2008년처럼 지금이 '거품' 장세라면 내년 세계경기 둔화 전망을 함께 고려할 때 조만간 가격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2008년 9월 말께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휘발유와 경유 국제가격은 불과 한 달여 만인 그해 11월 중순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다른 한 쪽에선 당시 휘발유와 경유의 국제가격이 100달러를 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10월께로, 이런 강세가 거의 1년간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여기에 북반구의 겨울 한파에 달러화 약세가 내년에도 유지된다면 상당기간 고유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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