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먹은 아리수 아파트, 알맹이 없이 허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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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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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아리수 아파트’의 음용률이 부풀려 공개되는 등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리수아파트는 수돗물의 식수사용 확대를 위해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사업이다. 아리수 아파트로 인증 받은 곳은 각 세대내부로 공급되는 식수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될 뿐만 아니라, 저수조 무료 청소 및 수질 검사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29일 서울시와 해당 인증 단지 등에 따르면 아리수 아파트 인증을 위한 음용률 조사가 신뢰할 만한 지표로 조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일반 아파트 단지를 아리수 아파트로 인증하기 위해서는 음용률이 65%를 넘어야 하지만 이를 증명할 만한 객관적인 지표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리수 아파트 인증을 신청한 아파트에 시가 제공하는 설문조사 질의서에 따르면 주민들이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항목은 전체 9개 질문 가운데 단 1개뿐이었다.

이마저도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가구와 끓여 음용하는 가구가 합산된 것이어서 실제 가구 내 음용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리수 아파트 인증 단지인 동작상떼빌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실제로 주민들이 수돗물을 먹는지 안 먹는지 일일이 어떻게 알겠느냐”며 “그 쪽에서 나와 설문조사를 했으니까 그런가보다 한다”고 말했다.

수돗물 음용률 지표로 이용되고 있는 정수기 등의 자진철거 여부에 대해서도 서울시 관계자는 "이 또한 시민단체와 서울시가 설문을 통해 참여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실제 정수기 철거 여부를 파악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리수 아파트의 참여율도 저조하다. 지난해 아리수 아파트 사업에 참여한 서울시내 아파트단지는 총 4곳 2021가구였으며, 올해는 7개단지 4796가구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끼워 맞추기 식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따로 정화하지 않아도 그대로 음용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하는데, 이는 수도관이 깨끗한 새로 지은 아파트에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최영효 계장은 “주민들이 느낄만한 실효성 있는 혜택이 전무한 상황이라 아리수 아파트 인증을 위한 문의전화는 거의 없고, 일부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들이 관심을 보이면 찾아가 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리수 아파트에서는 식수로 수돗물을 먹는다는 것이지, 정화방식 등에서는 일반 아파트와 별반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사업초기 서울시가 내걸었던 음용률 100% 아리수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음용률 조사 당시 65%로 목표치가 하향조정됐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참여단지의 아리수 음용률이 참여 전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지만 음용률 100% 단지를 만들겠다는 당초 계획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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