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만李三晩(1770~1847) , <일운무적逸韻無跡> 종이에 먹, 28.6×151.3cm, 김익두 소장 |
(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은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 1770∼1847) 탄생 240주년을 맞아 '창암 이삼만 - 물처럼 바람처럼'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삼만은 붓 하나로 조선말기인 19세기, 호남서단을 평정한 인물이다. 서울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평양의 조광진(曺匡振, 1772~1840)과 더불어 당대 삼필(三筆)로 불렸다.
하지만 그는 추사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현재까지 그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편이라 그의 서예가 어떻게 형성되고, 완성됐는지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창암을 재조명했다.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미공개 걸작과 문제작, 기준작 등 총 1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그를 대변하는 '유수체(流水體)'는 주목할 만한다. 그의 작품은 조선후기 백하(白下) 윤순(尹淳, 1680∼1741),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 1705∼1777)로 이어지는 소위 '동국진체' 맥락을 심화 확장시키면서도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또 전시회에서는 20대부터 70대까지의 창암 서예의 궤적을 살피고, '일운무적' '임지관월' 등을 쓴 대자서·현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그동안 창암은 '민족서예'로 신화화 되거나 '향색'으로 혹평되는 양극의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의 재평가로 창암 이삼만은 신화에서 역사무대로 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힘차게 펼쳐지는 창암의 필체와 전시회 제목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흐르는 유수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7일까지 서울에 열리며, 5월 22일까지 정읍·전주·광주를 순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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