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미래에셋증권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바로 정답입니다. 영업통과 기획통이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돼 단기실적에만 치중하거나 관료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서로 견제할 수 있겠죠."
금융투자업계 최상위권 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1999년 창립이래 첫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하자 증권가는 예의주시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각각 영업통과 기획통으로 불려 온 조웅기 사장과 김신 부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 나섰다.
창립 10년 남짓 회사를 이끌어 온 최현만 부회장도 대표이사로 남으면서 미래에셋생명 경영 고문 역할까지 맡게 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8일 조 사장과 김 부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회사는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체제를 도입한 회사는 10대 증권사 가운데 하나대투증권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증권뿐이다.
증권가는 영업통인 조 사장과 기획통인 김 부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운 데 주목했다.
조 사장은 1964년 부산 출생으로 새해 48세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하나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쳤다.
미래에셋증권 설립 초기인 2001년 이 회사에 합류했다. 금융상품영업본부와 법인CM사업부, 리테일사업부에서 최근까지 일해 온 영업통이다.
전주 출생으로 새해 49세인 김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한금융투자를 거쳐 2005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다.
장외파생운용본부와 전략기획본부를 거치면서 박현주 회장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기획통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펀드시장 최대 호황기까지 단기간에 회사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200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는 기업공개(IPO) 1년 만에 증권업종 시가총액 순위 1위로 오르기도 했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펀드시장 침체를 겪으면서 미래에셋증권도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 초기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런 시기 전격 선임된 조 사장과 김 부사장은 미래에셋증권 재도약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어깨에 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한 것은 최 부회장 역할을 단독으로 이어받을 적임자 부재 탓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시총은 한때 7조2000억원을 상회했으나 현재 2조5000억원대로 줄어들면서 순위도 5위로 밀렸다.
실적 역시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9 회계연도 순이익 1681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 순이익 2676억원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지위를 유지하면서 일부 계열사를 위한 경영 조언자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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