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뭘 먹고 사나'… 향신료 가격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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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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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인도 식품가격이 난리다. 최근 이상강우로 양파와 마늘값이 치솟은데 이어 인도 음식의 필수양념인 향신료마저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세계 최대 향신료 시장인 인도에서 향신료 가격이 뛰고 있다며 2008년 이후 가장 많이 높이 오른 식품값이 인도를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추, 카다몬, 강황 가격은 최근 몇달 사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타마린드, 메이스, 생강, 마늘 값도 2010년 들어 30~50% 올랐다.

카레의 주 원료인 강황의 가격은 2010년 1~11월 인도 선물시장에서 150% 치솟았다. 같은 기간 후추값도 80% 뛰었다.

인도 델리의 최대 향신료 판매거리인 카리 바올리의 향신료 상인 사우랍 고엘은 “향신료 값이 이처럼 높았던 적이 없으며 계속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삼대째 강황을 팔고 있는 수린더 싱할도 “강황이나 쿠민 등은 인도인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필수 향신료로, 인도인들은 가격과 상관없이 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28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향신료 시장이며 세계 향신료의 절반을 생산한다. 또 인도는 생산량의 90%를 자국에서 소비하고 있다.

인도 사회에서 향신료의 의미는 각별하다. 중세에 후추는 통화로 쓰였고 한 줌의 카다몬은 한 사람 연봉이었다.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 향신료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지표가 됐다.

2008년 식품 대란 이후 최고치로 오른 식품가격 상승은 기상이변 때문이다. 기상 이변은 이미 2010년내내 밀, 보리, 커피, 설탕 등에 영향을 미쳤다.

2009년 미미했던 인도의 몬순 기후는 2010년는 많은 비를 몰고와 원활한 향신료 공급을 억제했다.

수요가 늘어난 것도 향신료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인도인들이 점점 부유해짐에 따라 더 많은 향신료를 구입해 집에서 요리를 하거나 간식을 만든다는 것이다.

사탕 및 초콜릿 판매업체 할디람스의 한 간부는 "인도인들의 가처분 소득이 늘면서 더 많은 돈을 디저트 등 간식에 쓰고 있으며 이는 계피, 육두구, 샤프론의 일일 사용량이 늘어났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식품 인플레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뭄바이 콜라바지역의 한 시민은 “저소득층이 식품인플레로 고통받고 있다”며 “양파나 토마토를 비롯해 향신료값까지 매일 오르고 있지만 매일의 사용량이 있기 때문에 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2월 중순 식품 인플레가 14.4%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20%보다는 낮지만 장기 식품인플레는 인도 정치인들에게도 위기가 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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