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하라 외무상은 12일 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로부터 '방한 연기'지시를 받아 방한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방문을 연기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14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마에하라 외무상은 자신의 강한 희망에 따라 방한을 결정했고 11일 내각회의에서 방한 일정에 대해 승인을 받은 뒤 이를 대외적으로 공식발표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14일에 김 장관과의 면담과 공동 기자회견, 이명박 대통령의 예방일정이 잡혀 있었다.
개각이라는 국내정치적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외교·통일장관과의 면담은 물론 대통령과의 예방까지 잡힌 공식 방문일정을 불과 하루 앞두고 변경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
외교가에서는 아무리 개각일정이 예정돼있더라도 자신의 요청에 따라 준비했고 대통령과의 예방까지 예정된 공식 방문일정을 불과 하루 앞두고 변경하는 것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측이 11일 방한계획 발표 당시 개각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외무상의 방한 일정이 연기되자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측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양해를 구했고 그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일정변경을 수용했다"고만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의 당정개편으로 마에하라 외상 등 장관 4명의 외국 방문 일정이 단축·중지된 것을 두고 "상대국과 면밀하게 일정을 조정해 연말에 이미 굳어진 일정을 갑자기 바꾼 셈"이라며 "'총리에게 전략이 없다'는 비판이나 외교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내각 개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외교상 예의에 어긋난 일이다. 일·한(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하는 외무성 간부의 코멘트를 전했다.
한편 가타야마 요시히로(片山善博) 총무상은 12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보·통신 장관회담에 참석하던 도중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겼고, 지미 쇼자부로(自見庄三郞) 금융·우정개혁상은 9∼16일 프랑스와 벨기에, 영국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 단축으로 영국 방문을 단념했다.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국토교통상은 13일부터 미국에서 신칸센(新幹線) 세일즈에 나서려던 일정을 포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