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MB참모역할 '우수' 장관역할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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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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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대통령 참모로서는 훌륭했지만, 통일부 장관으로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12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 장관이 취임 이후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대북 강경기조를 고수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에 맞춰 참모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한 반면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현인택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 뜻을 잘 받드는 참모역할은 잘했지만 통일부 장관으로서 해야 하는 부처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 장관은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때로는 대통령을 설득할 수도 있어야 하고 여야 정치권의 합의나 국민적 공감대 도출 등을 수행해야 하지만 현 장관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현 장관이 통일부 장관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근본적 원인은 현 정부에서 청와대의 기능이 강화된 것과 관련성이 깊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이 통일부는 물론 각 부처의 정부정책에 깊숙히 관여하려는 목적으로 청와대 비서실 기능을 대폭 확대한 영향으로 통일부의 기능이 약해졌고 그만큼 장관의 역할도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 장관의 강경한 대북정책 이미지가 향후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대북 전문가는 "통일부 장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남북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책임자로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인데, 현 장관은 대북 강경기조의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남북대화가 재개되고 평화적인 관계로 발전하더라도 현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위상이 애매모호해졌다"면서 통일정책 부처 수장으로서의 역할 수행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통일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 현 장관의 '책임론'을 곧이 곧대로 연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대북정책 관계자는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서 북한과 대화를 하지 못하는 것은 현 장관의 과오라기보다는 정부 정책 차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군사실무회담 결렬 이후 경색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관계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대화재개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북 전문가는 "군사회담 결렬은 북한 내부의 문제라고 본다"며 "대화를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하자는 쪽과 강경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느 한쪽을 억누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에도 협상이 안되면 도발을 하곤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도발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적 지원을 위해 대화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올해 대북정책은 화해와 대결구도 양면을 모두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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