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삼성그룹의 대졸선발 전형은 ‘열린 채용’을 기반으로 한다. 학점 3.0(4.5만점 기준) 및 일정 수준의 어학자격을 통과하면 필기시험인SSAT (Samsung Aptitude Test)를 치를 수 있다. 아울러 학력제한을 없애면서 대졸자(예정자)가 아닌 고졸 이하의 학력으로도 대졸공채에 지원할 수 있다.
때문에 지난해 총 10만명에 달하는 지원자들이 SSAT에 응시할 수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학력제한을 없앤 이후 고졸 이하 학력자 가운데서도 대졸 공채로 입사한 사례가 있다”며 “학력에 상관없이 지원자 개인의 역량 등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내 4년제 대학의 수는 220여개다. 이 가운데 지난해 삼성에 지원한 응시자들의 출신 대학은 169개이고 이 가운데 100개 대학 출신이 입사에 성공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학교의 네임밸류에 연연하기 보다는 다양한 평가항목으로 지원자 개개인의 특징과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성 비율 역시 국내 주요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년도 22%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며 이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사장급 이상 경영진 가운데 명문대로 인정받고 있는 ‘SKY’를 제외한 대학 출신 역시 절반에 가깝다. 최근에는 공채출신 여성 임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출신대학의 네임밸류와 성별을 따지지 않는 대신 SSAT와 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한다.
특히 SSAT 인성 부분은 일관성 있는 응답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올바르다고 판단되는 응답보다는 정직한 응답이 필요하다. 실례로 지난해 삼성 계열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삼성에 대한 비판적인 답변을 했지만 합격에 성공했다.
영삼성닷컴 등 삼성이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 활동도 도움이 된다. 삼성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운영한 상식 콘텐츠를 SSAT 문항에 고스란히 접목해왔다. 아울러 지원하는 계열사에 대한 이해와 애정 역시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다.
최근 신흥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면서 아프리카·중동 등 특수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응시자는 합격 가능성이 높다. 중남미 시장의 중요성도 높아지면서 스페인·포르투갈어 구사능력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삼성의 신수종사업 관련 부문은 해당 인력이 부족하다. 면접 등에서 해당 부문과 지원자 자신의 접점을 찾아 이를 어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조직에 순응적인 인재보다는 창의력이 있고 개성이 넘치는 인재가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외국인 출신 국내 유학생들에 대한 문호도 개방했다.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8개 국가 출신 총 35명이 삼성 대졸공채에 합격했다.
삼성 계열사의 고위 인사 담당자는 “과거에는 지원자가 기업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비중이 높았지만 수년 전부터 조직 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인재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젊은 패기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면접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지원자에게 높은 평가가 주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신입사원 연수기간동안 이들을 지도하는 ‘지도선배’ 역할을 맡고 있는 계열사 사원은 “입사도 중요하지만 입사 후 연수기간부터 신입직원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며 “이같은 연수기간의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만큼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14일 오후 5시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후 20일 SSAT 전형을 실시한다. 이후 이달 말부터 면접전형을 실시, 다음달 중순께 면접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건강검진 등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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