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윤용로 외환은행장 선임 서두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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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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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전에 서둘러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을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내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이후 조직 안정을 도모하고 영업력 붕괴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나금융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윤 전 행장을 그룹 등기임원으로 추천했다.

외환은행은 오는 12일 이사회에서 윤 전 행장을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선임하고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를 의결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내부 일정상 외환은행장 선임 절차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이사회에서 윤 전 행장을 등기임원으로 추천하고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행장 선임을 의결하면 주총 전까지 공시를 해야 한다.

보통 주총을 열기 2주 전에 이사회를 개최하는 이유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16일 열리는 정례 회의에서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할 것으로 보고, 주총 전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분 인수를 끝낸 뒤 임시 이사회와 임시 주총을 열어 은행장을 선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수개월이 추가로 소요돼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진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영업력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가 투쟁에 나선 이후 영업력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며 “인수 이후 수개월 동안 행장 선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는 인수자의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기도 전에 다른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착수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과거 은행간 인수합병(M&A)이 이뤄질 때 인수 승인도 받기 전에 경영진을 내정한 선례는 거의 없다”며 “금융당국은 다 짜여진 판에서 들러리를 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윤 전 행장 선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모피아 출신의 외환은행장 선임은 16일로 예정된 금융위의 승인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윤 전 행장의 성과도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에 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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