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미국의 고용·주택시장이 아직 취약하지만, 적어도 '자유낙하'하던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이혼 소송 건수가 다시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의 이혼율은 2008년 9.9%에서 2009년 9.7%로 떨어졌다. 경기침체가 절정에 이르면서 실직하거나 집을 팔지 못하게 된 부부들이 이혼을 미룬 결과다.
미국 결혼변호사학회(AAML)가 조사한 바로도 회원으로 둔 1600명의 변호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09년은 불황의 해였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넘쳐나는 고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린다 리 비켄 AAML 대표는 전년 동기 대비 25% 더 바빠졌다고 귀띔했다.
미국에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이혼소송에서는 흥미로운 변화도 눈에 띈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서로 집을 차지하려 했다면, 이제는 누가 집을 책임질지를 두고 다툰다는 것이다.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 가격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액을 밑도는 깡통주택(underwater home)이 급증한 탓이다.
FT는 미국 법원도 이런 깡통주택을 자산으로 판단해야 할지, 부채로 판단해야 할지 어리둥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변화는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나눠갔는 '이혼의식'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침체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이혼 후에 지출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가족사진을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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