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노란색 표지의 출생 기록부(1960년~1964년분) 바인더 1218페이지에 버락 후세인 오바마 2세가 1961년 8월 4일 하와이에서 태났다고 명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출생 기록부는 출생 장소인 병원 등에서 발급한 출생 기록 원본을 바탕으로 호놀롤루 보건국에서 컴퓨터로 작성해 만든 것으로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열람할 수 있는 공개 책자다.
AP통신은 "혼인 신고를 하려는 커플 뒤에 기자가 줄을 서 기다렸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기록을 확인했으며, 열람자 서명부가 생긴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총 25명이 이 기록을 열람했다"고 전했다. 이달에는 AP통신 기자를 비롯해 모두 2명이 이 기록을 열람했다.
보건국 대변인은 "신분 확인 없이 누구나 이 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며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가 고용했다는 사설 탐정도 다녀간 적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계속해서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 태생을 주장하며 조사를 위해 사설 탐정을 고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들이 공개하라고 주장하는 기록은 '출생 기록 원본'이다. 이 기록은 한 장짜리로 부모와 출생 아이 이름, 성별, 몸무게, 출생 병원, 산부인과 담당 의사 등 개인 신상을 자세하게 담고 있다. 이 원본은 보건국 1층의 기록 보관소에 별도로 보관돼 있으며, 출생자 본인이나 부모 등 출생 기록 원본에 기재된 당사자만 요청 후 열람할 수 있는 비밀 문서다.
보건국 측은 "개인 출생 기록 원본은 하와이주에 속한 재산으로 법적으로 제3자에게 공개할 수 없다"며 "전 보건국장 치요모 푸키노 등이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기록 원본을 확인했으며, 공개된 출생 증명서 내용과 다른 것이 없고 원본이 맞다"고 재차 확인했다.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프는 원본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는 출생 증명서를 떼기 위해 수수료 10 달러를 내고 증명서를 받아 이를 공개했다. 속칭 '버서(birther)'로 불리는 공화당 측 인사들은 "이것은 가짜"라며 "오바마는 케냐 아니면 인도네시아 태생이기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원래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등은 최근에도 이를 계속 문제 삼았고, 결국은 공화당 유권자들 상당수가 오바마의 하와이 태생을 믿지 않게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CBS 뉴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유권자의 45%는 "오바마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믿었고, 22%는 "어디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오바마가 하와이 태생이라고 믿는 이들은 33%에 그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최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근거 없이 내 출생지를 문제 삼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 대통령 선거에서는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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