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학생회장의 얘기다. 서울시가 고려대 정문 앞에 위치한 막걸리촌을 ‘캠퍼스타운’으로 조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생들과 의견 수렴을 거쳤다는 발표에 대한 반대 주장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서울시가 정말로 주민의견이나 학생 의견을 듣지도 않고 주도적으로 재개발을 밀어붙였을까하는 의문에서다.
전말은 이렇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고려대 앞 막걸리촌이 캠퍼스타운으로 탈바꿈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재개발로 인해 6년간 이어온 첨예한 대립을 극복하고 상생의 주거정비 모델을 찾았다”며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밝혔다. 또 고려대와 학생, 주민 등을 상대로 수십 차례에 걸쳐 중재와 협의를 주선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지원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제대로 된 의견수렴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재개발팀 관계자는 “당시 발표한 내용은 공람 공고에 앞서 이해 당사자들 간에 의견을 조율하라고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주민들과 학생들이 며칠째 시청에 찾아오고 있다”며 “다 자신들 의견을 극대화하기 위함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언론을 통해 먼저 접했을 주민 및 학생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서울시는 최근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인 관람차 ‘런던아이’를 모방한 ‘서울아이’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이 두려워 아직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쉬쉬하다 부분적으로 공개된 상황이다.
‘짝퉁’이 서울 한복판에 생기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더 안타까운 일은 반대가 두려워 시민 의견 수렴을 망설이고 거부하는 서울시의 작태다.
지금 서울시에게 필요한 것은 ‘시민 의견을 듣고 수렴하겠다’고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귀를 열고 주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는 일이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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