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피겨선수권 숱한 화제 남기고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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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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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사진=연합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13개월 만의 실전 복귀 무대였던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가 1일 갈라쇼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 최고의 피겨 스케이팅 축제인 이번 대회도 숱한 이야깃거리로 전 세계에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 최대 이슈는 역시 김연아의 복귀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한 번도 실전에 나서지 않았던 김연아는 13개월 만에 빙판에 돌아와 여전한 실력을 뽐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에반 라이사첵(미국)과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가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는 가장 많은 관심을 몰고 다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나서 진로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데다 코치를 바꾸고 공백 기간도 길었던 터라 그동안 김연아가 어떻게 지냈는지 외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비록 거듭된 점프 실수 탓에 정상 복귀에는 실패했지만, 김연아는 두 개의 새 프로그램에서 탁월한 예술성을 드러내면서 실력으로 관심에 답했다.

반면 지난 5년 동안 김연아와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아사다 마오(일본)는 끝내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종합 순위 6위로 무너져 두 스타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남자 싱글에서는 패트릭 챈(캐나다)이 화려하게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지난 2년 동안 늘 ‘2인자’에 머물렀던 챈은 쇼트프로그램(93.02점)과 프리스케이팅(187.96점), 총점(280.98점)에서 모두 기존 최고 기록을 깨뜨리고 우승했다.

특히 260점대에 머물러 있던 남자 싱글 최고 기록을 순식간에 280점대까지 끌어올리면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인상을 남겼다.

또 아이스댄싱에서도 미국의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 조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를 뿌렸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댄싱에서 미국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다.
얼음판 바깥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나왔다.

지난 3월 대지진으로 커다란 피해를 본 일본 선수단에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온정이 쏟아졌다.

원래 이번 대회는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진으로 무산됐고, 강한 개최 의사를 밝힌 러시아의 모스크바가 대체지로 선정됐다.

그렇게 대회를 유치한 만큼, 러시아 관객들은 적극적으로 일본 선수단에 성금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줬다.

김연아 역시 은메달 상금 2만7천 달러(한화 약 2천886만원)를 일본 지진피해 어린이를 돕고자 유니세프에 기부해 이 대열에 동참했다.

남녀 싱글에서 입상한 고즈카 다카히코와 안도 미키 등 일본 선수들은 메달 세리머니에서 ‘힘내라, 일본’이란 문구가 적힌 일장기를 펼쳐 자국민에게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유치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앞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했던 러시아는 성적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러시아는 4개 종목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는 데 그쳐 한 번도 링크장에서 자국 국가를 울리지 못했다.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안도 미키를 비롯해 다수의 입상자들의 코치가 러시아 출신이었던 터라 씁쓸한 미소를 삼켜야 했다.

옛 소련 시절을 포함해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5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피겨 강국 러시아는 2년 연속 ‘노골드’로 대회를 마쳤다.

러시아 피겨를 이끌었던 옛 영웅들은 어느새 빙판 밖으로 사라진 터였다.
2005년 여자 싱글 우승자인 이리나 슬루츠카야는 이번 대회 해설자로 나섰고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센코는 갈라쇼라도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지만, 징계에 묶인 탓에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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