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증가, 수출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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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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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이미호 기자)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072억달러로 집계된 가운데 수출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70.5원을 기록하는 등 환율 하락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 증가가 이러한 추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환율시장에서 외화가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하고 이는 해외시장에서 국내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은 수출호조와 채권발행 수익으로 산출된 결과일 뿐, 수출이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외환보유액 증가와 수출 및 환율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박주영 산은경제연구소 과장은 "사실 환율 하락이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대기업의 전자제품 같은 경우는 해외 소비시장에서 가격보다는 비가격요소(품질)로 승부를 걸고 있기 때문에 환률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적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정부나 기업이 발행한 채권 수익의 결과”라며 “외환보유액과 수출 및 환율의 상관관계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나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32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 앉는 등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외환보유액도 사상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최고치에 달해 원화강세를 부추길 우려가 높다.

원화강세는 자동차, 철강, 화학, IT 등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익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이 많다는 점은 환율 리스크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환율 영향이 밀접한 전자업계 등은 적자가 발생하는 환율의 마지노선을 1050원대로 잡고 있어 환율이 지속 하락할 경우 부담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추세라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환율이 1050원대까지 떨어지면 수출기업들이 적자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업계는 환율하락폭을 예의 주시하며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외환보유액이 늘어서 수출에 영향을 주는지는 체감이 안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통화를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순히 원달러 환율만으로 일반화해서는 안된다”면서도 “다만 환율은 원가경쟁력 등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 원달러 환율을 1080원대로 내다봤던 삼성전자도 이미 예전에 마지노선이 깨지면서 환율대책의 강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도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연초 환율을 1100원대로 예상했던 현대기아차는 환율 하락폭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원 내리면 2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출이 60%를 넘는 석유화학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외화로 발생하며 이 중 달러가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환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시 대응반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계는 환율하락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수입하지만 석유제품 매출에서 수출이 60%를 넘어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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