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고 찢고 말리고' 김춘옥화백의 '촉각적 회화'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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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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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립강갤러리서 24일부터 개인전 대형신작 선봬

 
자연-관계성_61x73cm_한지,색지,먹_2008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한지와 색지가 겹겹이 쌓인 면들을 뜯어내고 찢어냈다. 미묘한 색감과 올록볼록한 질감이 드러나는 일명 '데꼴라주(Décollage)'방식의 독특한 기법이다.

전통성을 바탕으로 한국화의 한계를 극복해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김춘옥화백(67). 80년대 초기 수묵담채화로 주목받은 작가는 묵흔과 파묵이 강조된 수묵작업을 거쳐 2002년 지금과 같은 종이작업을 첫 선을 보였다.

'촉각적 회화'로 알려진 김화백의 작업은 먹이 종이와 맞닥뜨릴때 종이속으로 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줄수 없을까 하는 의문에 시작됐다.

작품은 그린다기보다 만들어졌다. 한지를 손으로 뜯어내기도 하고 찰싹 달라붙은 종이에 물을 먹인 다음 기구를 이용해 뜯어내기를 반복한다. 지문이 없어질 정도다. 이 과정에서 화면은 예상치 못한 효과를 가져온다. 말아 올리고 찢고 뜯겨나가고 덧붙이고 잘라내면서 꽃봉우리도 나오고, 잎사귀도 만들어진다.

김 화백이 10여년간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자연-관계성'을 주제로 24일부터 서울 필립강갤러리에서 24일부터 개인전을 연다. 2m크기 대형작품등 신작 17점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종이의 삶’에 집중했다. 수묵에 대한 의존도보다 종이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종이의 표정이 애환과 굴곡을 거친 인생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제시되고 있다. 

자연 - 관계성 200x296cm 한지, 색지, 먹 2010

이전 작업에 종이를 여섯 번 정도 배접했다면, 최근에는 여덟번 정도로 늘였고 각 층마다 색종이를 깔아 매번 다른 표정의 색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서성록 미술평론가는 "김춘옥의 회화는 군더더기 없이 아담하고 정갈하다. 수묵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탈속 및 순화된 정신세계가 그림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전시서문을 썼다.

김화백은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거쳐 세종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첫 개인전을 가진이후 30년 동안 32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여 왔다.

그동안 동아미술상, 문화관광부장관 표창, 옥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 한국여성작가회 회장·고문, 한국미협 수석부이사장,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인하대학교와 서울예술대학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7월 23일까지. (02)517-9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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