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융주 추락, 대박 기회?

  • 재정위기·트리셰 경고로 금융주 급락 <br/>투자기회 노림수…저평가 여부 논란도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유럽 재정위기가 또 다시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금융주가 추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절호의 투자기회로 보고 있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유럽 은행주들이 2000년대 초 닷컴버블로 폭락한 기술주처럼 추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3개월간 FTSE유로퍼스트300지수(위)-금융주 수익률(단위:%/출처:블룸버그)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금융주가 고점을 찍은 지난 2월17일 이후 8% 하락했지만, 금융주의 낙폭은 20%에 달했다. 유럽 금융주들은 최근 2007년 4월 고점의 3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FT는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금융주 하락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2일 유럽시스템리스크보드(ESRB) 회의를 마친 뒤 "그리스 사태로 유럽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 신호가 적색 섬광을 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리셰의 발언 이후 유럽 금융주는 2009년 7월 이래 최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FT는 유럽 은행주가 하락하고 있는 데는 규제 개혁 및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에 대한 불안감, 다음달 결과가 나오는 유럽 은행에 대한 재무 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금융권 안팎에서는 90여곳 가운데 15곳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주의 향방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금융주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반면, 매수 시점을 노리고 있는 이들도 상당하다.

디디에 뒤러 ABN암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융주가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얼마나 싼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드리안 캐틀리 씨티그룹 유럽 주식 부문 투자 전략가는 "스탠더드차타드, 크레디트스위스, DNB노르, HSBC, BNP파리바는 여타 은행들보다 자본확충 능력이 뛰어나다"며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간 대량 매도된 금융주에 대해 흥미로운 것은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투자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라며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금융주의 랠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주 유로퍼스트300지수의 금융주들은 그리스 긴축안의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수보다 0.7%포인트 높은 2.8%의 상승폭을 뽐냈다.

반면 투자회사 롬바드의 폴 마슨 CIO는 "은행들의 대차대조표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한 기업이 저평가 돼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느냐"며 "유럽 금융주의 운명은 그리스 재정개혁안뿐 아니라 그리스 국채 롤오버(차환)에 대한 논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