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에 존재않는 새 RNA 변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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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4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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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일·주영석 교수팀…한국인 유전적 특성 확인
- “RNA 인간 유전체 연구의 필수 요소 될 것”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사람의 모든 유전정보는 DNA에 담겨 있다는 생각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 김종일 교수와 마크로젠 생명과학연구소 주영석 박사는 DNA에 존재하지 않는 대규모 RNA 자체 염기서열 변이를 발견했다고 유전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3일자(현지시간)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생명 현상을 주관하는 모든 유전 정보가 DNA에 있고 이 정보들이 RNA로 전사(복사)된 후 생명체의 기본인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생물학 중심이론’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RNA 자체 서열 변이 대규모 발견
연구팀은 2008년부터 추진 중인 아시아인 유전체 다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인 18명 개개인의 DNA와 RNA를 동시에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의 DNA 서열 분석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RNA 자체 서열 변이(TBM·Transcriptional Base Modification)가 대규모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TBM은 개인의 DNA에 존재하는 유전 정보인 염기서열이 RNA로 100% 똑같이 복사되는 것이 아니라 복사 과정에서 염기가 바뀜으로써 DNA에 없던 변이가 RNA에 새롭게 생기는 현상이다.

기존 연구에서 이런 변이가 존재하는 일부 보고가 있었으나 모든 염기로의 변환이 다 가능하며 이런 경우가 최소 1800개 이상 존재한다는 사실은 처음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RNA 서열분석을 통해 △상동 염색체에 존재하는 한 쌍의 유전자 중 어느 한쪽이 더 우선적으로 발현되는 ‘비대칭 발현’ △기존에 알려진 모든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새로운 유전자 후보 △남녀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달라지는 X염색체 상의 유전자 등도 발견했다.

김종일 교수는 “DNA에 존재하지 않는 변이가 RNA에서 생기거나 DNA에 존재하는 변이도 RNA로 발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하고 “RNA 서열 분석이 향후 인간 유전체 연구의 필수 요소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인 고유 유전체 변이 확인
한국인에서만 나타나는 유전체(게놈) 변이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국인 18명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950만개 이상의 유전체 변이를 발견했으며 이 가운데 220만개 이상이 기존의 연구에서 한번도 발견되지 않은 변이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롭게 발견한 220만개의 변이 중 약 120만개는 한국인에서 최소 10%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인류 전체에서 발견된 유전체 변이가 약 3000만개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인에 공통적으로 3% 이상 존재하는 유전체 변이를 발굴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른 민족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이런 변이는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이나 한국인에 잘 듣지 않는 약물 등 기존의 연구로 밝혀지지 않았던 현상에 대한 연구에 커다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정성 유전체의학연구소장은 “민족마다 고유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며 “이 논문은 유럽인과 다른 한민족의 유전체 변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유럽인 중심의 기존 질병 유전자 발굴 연구 방법론의 한계를 지적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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