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총리의 이 발언은 ‘중국 굴기’에 대해 서방세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위협론과 공한증(恐漢症) 정서에 대한 해명성 뉘앙스가 담긴 발언으로 여겨졌다. 당시만 해도 중국 총 GDP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다음으로 6위권 밖에 머물고 있었으니 중국을 인구만 많은 대국이라고 봐도 과히 틀리지 않았다. 게다가 총 GDP를 13억으로 나누고 난 뒤 1인당 GDP는 간신히 1000달러를 넘는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은 짧은 시간에 무섭게 변모했다. 경제 총량에서 지난 2007~2008년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주요 EU 국가들을 차례로 따돌리고 3위국이 됐다. 이어 2011년에는 총 GDP에서 일본을 젖히고 미국 다음으로 세계 경제규모 2위국이 됨으로써 명실상무한 ‘경제 G2’의 위상을 굳혔다. 2020년~2025년쯤엔 경제총량에서 미국까지 따라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경제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중국의 1인당 GDP는 불과 5~6년새 1000달러 수준에서 4000달러 시대로 접어들었다. 2011년 현재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10여개가 넘는 대도시의 1인당 GDP는 사실상 1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화폐 구매력을 감안할 경우 이들 도시의 개인 소득은 왠만한 중진국을 뛰어넘는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에 이어 그리스 등 유럽국가들이 재정난으로 허덕이는데 비해 중국 경제는 인플레와 경기과열을 걱정해야 할 만큼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들의 경제난으로 수출 무역에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평균 성장률 8~9%의 쾌속 질주를 계속했다. 세계은행 부총재인 린이푸 같은 사람은 중국은 앞으로도 20년은 더 8%대의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중국 정부는 전인대(국회) 정부공작 보고를 통해 최근 몇 년동안 계속해서 8%의 좌우의 경제 성장 목표(바오바 保 8)를 제시해왔다. 중국경제에 있어 8% 성장은 매년 1000만명 가까운 고용을 창출하면서도 인플레 우려에서 벗어날수 있는 적정 성장률로 여져져왔다.
그러나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은 2010년 10월 열린 17기 5중전회에서 바오바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적정 성장률을 7%로 낮추는 신 정책을 제시했다. 이는 성장일변도의 선부론(先富論 일부가 먼저 부자가되는 것)에서 평등과 분배, 공평성을 앞세우는 공부론(共富論 함께 잘 사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는 획기적인 정책변화였다.
중국 국가 통계국 분석가는 신중국 설립 100주년인 2049년쯤에는 중국이 1인당 GDP 2만5000달러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이 오는 2050년 이전에 GDP 경제총량에서 미국을 따돌릴 것이라는 전망도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오는 2030년, 또 다른 전문가들은 2020년에 중국이 경제총량에서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은 생전에 중국의 개혁개방(경제사회 발전)은 향후 100년간 동요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설파했다. 덩의 예언대로 중국은 세계상 유례없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공할 성장세는 중국을 인구대국일뿐만 아니라 경제총량과 1인당 GDP도 모두 큰 나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외환 보유액이나 자동차 생산판매, 철강 생산 소비등에서 모두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무역규모도 조만간 세계 최대가 될 전망이다.
곱하면 커지지만 나누면 작아진다는 ‘13억 승제론’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규모가 워낙 거대해서 곱하면 물론이고 나눠도 그 수치는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 아무리 제하고 덜어내도 중국이 가진 역량은 여전히 크고 위압적이다. 베이징의 한 서방외교관의 말처럼 중국의 경제사회가 지금같이 계속 발전하면 세계는 멀지 않은 장래에 '중국이라는 유일 슈퍼강대국(G1)'을 목도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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