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렇게 간절한 적 없었다"…연상호 감독·박정민 바람 담긴 '얼굴'

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영화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초기작 '돼지의 왕', '사이비'를 떠올리게 하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영화로 돌아왔다.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등 믿고 보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연 감독의 신작 '얼굴'이 극장가에 흥행 물결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이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앞서 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참석 중으로 연상호 감독과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은 화상 연결을 통해 한국 취재진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작품은 연상호 감독이 2018년 발표한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했다. 시각장애를 지녔지만 전각의 장인으로 살아가는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 정영희의 죽음을 추적하는 과정을 다룬다. 

연 감독은 "시작은 '나는 왜 성취와 성과에 집착하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이었다”며 "1970년대 고도성장 시기의 한국 사회가 무엇을 얻고, 또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묻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초기작 '돼지의 왕', '사이비' 이후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영화로 돌아왔음을 강조, "관객들이 결국 두려워하는 건 귀신이 아니라 자기 안의 욕망과 수치심일 것이다. 이번 영화는 그런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였다"고 강조했다.
얼굴의 연상호 감독 사진연합뉴스
'얼굴'의 연상호 감독 [사진=연합뉴스]

박정민은 극 중 아버지 임영규와 아들 임동환을 동시에 연기하며 1인 2역에 도전했다. 

그는 "원작의 팬으로서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기꺼이 참여하고 싶었다. 촬영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제 아버지의 삶을 돌아보게 됐고, 개인적으로도 큰 선물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권해효는 시각장애를 지닌 장년의 임영규 역을 맡았다. 그는 "저도 15년 넘게 시각장애인 장인어른과 함께 살아왔기에 외형적 특징보다는 생활 속 태도에 집중했다"며 "그가 가진 탁월한 손재주와 아내의 죽음 이후 무너지는 삶의 양면을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정영희 역을 맡은 신현빈은 얼굴이 한 번도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그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대신 관객이 상상으로 채울 수 있길 바랐다. 표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전달하려고 여러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토론토 현지 반응도 전해졌다. 연 감독은 "1800석 극장이 가득 찼고 GV도 자정까지 이어졌는데 관객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며 "외신 기자들 역시 작품의 메시지를 100% 이해하고 몰입해줘서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박정민은 "토론토에서 한국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고 놀랐다"며 "저스틴 비버에게 양해를 구해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특히 '얼굴'은 짧은 준비 기간과 2억원의 적은 예산에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며 국내외 씨네필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배우 박정민 사진연합뉴스
배우 박정민 [사진=연합뉴스]

연 감독은 "이 영화를 저에산으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는 1억원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물정을 잘 모르는 거였다.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찍거나 시대극이지만 세트도 재연 드라마처럼 해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만들면 후지게 나올까 하는 두려움, 내 면이 안 설 것 같다는 걱정을 했다. 근데 후지더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첫 단추부터 박정민 배우가 들어오면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스태프들도 이미 퀄리티가 제 예상보다 높아져서 미안하다. 배우분들에게도 공식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예산 영화의 힘도 존재한다는 걸 느꼈다. 요새는 한 번의 실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걸 아예 시스템화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예산이 적다 보니까 손익분기점도 낮긴 한데 이렇게 흥행에 목말라 본 적은 없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간절한 적이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박정민 역시 "관객들이 영화를 체험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한편 '얼굴'은 오는 11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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