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당직·정책조율…머리아픈 홍준표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후속 당직인선, 정책조율 등 여러 난제가 잘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홍 대표는 당장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놓고 신임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홍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정권 의원, 대표비서실장에 이범례 의원, 대변인에 김기현, 정옥임 의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일부 최고위원들은 ‘전당대회 캠프 인사 배치 불가’를 외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7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도와준 분들을 앉히는, 소위 캠프인사를 하지 말 것을 홍 대표에게 주문했다”면서 “그게 우리의 원칙이고 홍 대표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는 당초 구상한 인선 내용을 그대로 밀고 나갈 태세다. 그는 “최고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 대표를 압도적으로 뽑았으면 힘을 실어주는 게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있다”며 “이번 주말께 후속 당직인선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도 “대표는 여러 이견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자리라 자기 목소리를 낼 기회가 별로 없다”며 “사무총장 등 인선은 신임 지도부가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 홍 대표에게 전적으로 맡겨 주는 게 옳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학등록금 인하 △대부업체 이자율 제한 △무상급식 단계적 도입 △추가 감세 철회 등 정책현안에 대한 이견 조율도 시급하다.
 
 홍 대표는 황우여 원내대표 등이 만든 등록금 인하 방안에 대해 “섬세하지 못하다. 정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또 유승민 최고위원 등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에 대해 홍 대표는 “지금 당장 무상급식을 추진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당 정책위원회에서 제기된 ‘법인세·소득세 추가 감세철회’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소득세 감세 철회는 찬성하나 법인세에 대해선 중소기업의 감세철회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주요 정책에 대해 당내에서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며 “당이 조기에 통일된 안을 만들지 못하면 정부와의 마찰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대부업체 최고 이자율 인하도 금융당국의 반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대부업체 최고금리를 39%로 인하했지만 홍 대표는 30%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최고 이자율을 급격히 낮추면 대부업체가 음성화하고 저신용자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홍 대표의 주장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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