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습 폭우로 서울에서 서초구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지만 부촌이라는 특징때문에 대세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송파구 풍납동이나 마포구 망원동이 수해 때마다 주택 매매나 건설이 위축돼 온 반면 부촌인 서초구는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복구된 뒤 되레 안정성을 부각시킬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31일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들은 서초구 우면산 일대 피해지역이 기습 폭우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아파트 가격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 반면 단독주택 가격은 일시적인 하락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채 실장은 "100년만의 폭우였기 때문에 아파트 집값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원마을과 산기슭에 위치한 단독주택들은 불안감이 가중돼 향후 집 선택에 있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도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겠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소장은 "워낙 특수한 상황이라 집값이 하락한다기 보다는 복구될 때까지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라며 "어느 정도는 하락할 수 있지만 집값 하락의 진원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촌이라는 특성상 신속히 복구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안전성 측면에서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호연 부동산114 과장도 뛰어난 입지요건으로 인해 가격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과장은 "아직까지 눈에 띠게 수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복구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우면산 일대 전원마을이나 형촌마을은 입지가 뛰어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개업소들도 아직 매물이 나온게 없다며 집값 하락 예상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우면동 형촌마을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매물이 하나도 나온 게 없다"며 "벌써 집 내놓으러 다닐 경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원마을 인근 중개업소도 "주민들이 물 퍼내기 바쁜데 매물이 어딨겠느냐"며 "일시적으로는 집값이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과 무관하게 강남 거주자의 자존심엔는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대치동 한 주민은 "강남 집값이 이번 사태로 크게 떨어질리가 있겠느냐"면서도 "'강남'은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그것이 이번 수해로 깨진 것 같아 창피하다"고 말했다. 깨질 것 같지 않던 강남의 위상에 흠집이 나 자존심 상한다는 것이다.
시댁이 우면산 인근 서초구인 문모씨(30)도 "피해지역 일대에 갑자기 매물이 많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물어보면 또 별로 없다고 한다"며 "다 자존심 때문에 쉬쉬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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