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합계 17언더파 263타(62·70·66·65)로 2위권을 4타차로 따돌린 스콧은 입이 떡 벌어졌다. 상금이 140만달러(약 15억원)나 된 것도 있지만 특급대회에서는 2004년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이후 7년만에 우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골프 황제’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고 스콧과 호흡을 맞춰온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도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주인’ 이상으로 기뻐했다.
그런데 두 사람 못지않게 이번 대회 결과에 흡족해한 사람이 있다.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다. 노먼은 오는 11월 호주 로열 멜버른GC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미국-인터내셔널 남자프로골프대항전)의 인터내셔널팀 단장이다. 선수 선발권을 쥔 그는 이번 대회에서 스콧이 우승하고, 제이슨 데이(23·호주)가 4위를 하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인터내셔널팀의 ‘원-투 펀치’가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더욱 이시카와 료(20·일본)마저 데이와 함께 4위를 차지했다. 이시카와는 인터내셔널팀 랭킹 13위에 올라있으나 이번 대회에서 선전한 덕분에 10위권으로 오를 것이 확실하다. 프레지던츠컵 대표는 팀별 포인트에 의해 랭킹 10위까지 자동선발되고, 나머지 두 명은 단장이 뽑는다. 이시카와는 2009년 대회에서도 랭킹 10위 밖이었으나 당시 단장이었던 노먼이 지정선발했다.
1994년에 시작돼 격년제로 열려온 프레지던츠컵 역대 전적에서 인터내셔널팀은 1승1무6패로 절대 열세다. 1승을 딴 것이 바로 1998년 로열 멜버른GC에서 열린 대회였다. 노먼은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올해야말로 다시한번 승리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러던 차에 인터내셔널팀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듯 잘해주어 미소를 띠고 있는 것.
한국선수들은 프레지던츠컵 사상 처음으로 세 명이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인터내셔널팀 대표팀은 다음달 중순 BMW챔피언십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선발된다. 현재 팀 랭킹은 최경주(41·SK텔레콤)가 3위,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가 6위, 양용은(39·KB금융그룹)이 9위를 달리고 있다. 김경태는 이번 대회에서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잭 존슨(미국), US오픈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6위를 기록했다. 그의 팀 랭킹이 더 오를 것이 분명하다. 양용은도 현재 기세만 유지한다면 메이저 챔피언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인터내셔널팀에 뽑힐 확률이 높다. 한국골퍼는 지금까지 최경주(2003,2007년)와 양용은(2009년)이 프레지던츠컵에 홀로 나간 적이 있으나 두 명이상이 출전한 적은 없다.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최종 성적>
※파:70
순위 선수 성적(1∼4R)
1 애덤 스콧 -17 263
2 리키 파울러 -13 267
“ 루크 도널드 ”
4 제이슨 데이 -12 268
“ 이시카와 료 ”
6 김경태 -10 270
“ 잭 존슨 ”
“ 로리 매킬로이 ”
37 타이거 우즈 +1 281
48 필 미켈슨 +3 283
53 양용은 +4 284
59 최경주 +6 286
73 박재범 +14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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