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패션디자이너, 사업가, 모델로 활발하게 활동해 업계에서 나름의 입지를 굳힌 프로이지만, 그의 이름 앞에는 ‘힐튼가 상속녀’란 수식어가 빠짐없이 따라붙는다.
그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의 창업주 콘래드 힐튼의 증손녀이고 미국 연예계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패리스 힐튼(30.여)의 동생이다.
니키 힐튼은 방한 이틀째인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힐튼’이란 성씨가 삶에 도움이 되는지, 짐이 되는지 묻자 “양날의 칼”이라고 답했다.
“힐튼이라는 성이 나를 도와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람들이 나에 대해 사실이 아닌 얘기를 만들어내고 거짓을 말하기도 하죠. 축복이자 저주랄까요.”이런 답변에 대한 통역이 끝나자마자 그는 곧바로 어린 시절부터 독립적으로 살도록 가르침을 받으며 자란 것만큼은 분명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자신의 일은 알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가훈이 있었어요. 언니도, 나도 10대 때부터 자신의 일을 시작했죠. 그렇게 자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요.”니키 힐튼의 이름은 언니인 패리스 힐튼과 묶여 거론되곤 한다.
특히 패리스 힐튼이 대중의 이목을 끄는 화려한 이미지와 돌발적 언행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터라 힐튼 자매는 화려한 연예인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날 만난 니키 힐튼은 차분하고 신중했다. 이번 방한 일정도 2007년 서울을 찾은 패리스 힐튼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청담동 클럽에서 춤을 췄던 것과 비교해 ‘얌전’하다.
그는 언니를 경쟁자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아니다”고 잘라 답했고 ‘베스트(best)’라는 단어를 두 차례 겹쳐 쓰며 언니는 최고의 친구라고 강조했다.
“경쟁자 같은 관계는 아닙니다. 언니는 내 최고의, 최고의 친구예요. 또, 우리는 아주 다릅니다. 나는 패션 쪽 일을 하고 패리스는 음악, 영화 등의 일을 하죠.”니키 힐튼의 방한은 두 번째다.
2008년에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 ‘칙 바이 니키 힐튼’과 ‘니콜라이’를 소개하러 왔고 이번에는 최근 한국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 ‘사만사 타바사’의 광고모델로서 홍보를 위해 왔다.
롯데백화점은 일본에 200여개 매장이 있는 일본 내 1위 핸드백 브랜드인 사만사 타바사와 국내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이날 본점에 매장을 열었다.
니키 힐튼은 이 브랜드와 지난 10년간 인연을 맺어 왔으며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협업 제품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브랜드와 함께 일하는 걸 정말 즐깁니다. 내게는 가족 같은 브랜드예요. 한국 여성들도 좋아할 거로 생각해요. 패셔너블하고 세련되고 여성스러우니까요.”디자이너, 모델 중 스스로 정체성은 어느 쪽에 가까운지 묻자 그는 “사진 찍는 걸 싫어한다”는 뜻밖의 답을 내놓았다.
“디자인 쪽에 더 열정을 가지고 있어요. 패션스쿨(뉴욕 명문 파슨스)에서 공부를 한 것도 그래서고요. 모델로서는 사진 찍는 것, 머리를 하고 화장하는 걸 싫어해요.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거든요.”그는 패션에 대해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감각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두 번의 방문에서 본 한국 여성의 패션에 대해서는 “귀엽고 독특한 패션 감각이 있다”고 평했다.
또 그는 인터뷰에 차고 나온 팔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친구가 만든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LA에 있는 한식당에서 불고기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은 제 브랜드 ‘니콜라이’의 액세서리와 주얼리 작업이에요. 패션계에서 한국 시장이 커지고 있으니 나중에 한국에도 제 액세서리를 들여오고 싶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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