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능도 연계율 목표치는 같았다. 하지만 출제당국이 연계 문제라고 밝힌 문제도 약간씩 비틀거나 꼬아서 출제, 수험생들은 연계됐다고 느끼지 못했고 실제 점수도 뚝 떨어졌다.
올해 수능은 ‘비틀지 않겠다’고 공언한대로 대체로 답지 순서만 바꾸거나 거의 비슷하게 낸 문제가 많았다.
따라서 수리 가형이나 외국어 등 일부 영역에서 수험생들의 체감난이도가 출제당국이 의도한 만큼은 아니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모든 영역에서 연계율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현장 분석이 많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밝힌 영역별 EBS교재 연계율은 언어 74.0%, 수리 가·나형 모두 70.0%, 외국어 70.0%, 사회탐구 70.9%, 과학탐구 70.0%, 직업탐구 71.5%, 제2외국어 70.0%다.
현장에서는 EBS 교재와의 연계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EBS 교재에서 문제를 통합해 재구성하고 EBS 교재 내에서 일부 어려운 문제를 골라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보였다는 반응도 내놓았다.
◆언어
김성길 인천 연수고 교사는 10일 “언어영역의 경우 문학과 비문학 모두 지문 6개 중 5개가 연계됐고 1개는 비연계 지문이었다”며 “연계 지문도 지문을 그대로 쓰기보다 서로 다른 EBS 교재에서 둘 이상의 지문을 통합 재구성해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듣기 문항에서 조선시대 모자의 용도를 물은 2번은 EBS교재 ‘수능완성 언어영역 실전편’ 24쪽 3번과 유사했다.
읽기 현대소설 지문인 이태준의 ‘돌다리’와 14번은 ‘EBS 수능특강 고득점 언어영역 300제’ 70-71쪽 지문과 159번 문제와 비교해 답지 순서만 ④,⑤번이 바뀌었다.
읽기 과학지문인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물은 지문과 47번 문제는 EBS ‘수능특강 인터넷 수능 비문학’ 199-200쪽 지문·10번 문제와 비슷하다.
◆수리
박종진 대구 대진고 교사는 “수리 나형은 상위권 학생의 연계 체감도가 많이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고 하늘고 심주석 교사도 “나형은 EBS 교재에서 쓰인 그림, 도표 등을 그대로 반영한 문항들이 많고 비틀어서 낸 것도 없어 체감 연계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리 가형 26번은 EBS 교재 ‘수능 완성 기하와 벡터’ 52쪽의 4번 문제와 유사했다. 수리 나형 26번은 EBS 교재 ‘수능특강 미적분과 통계기본’ 38쪽 1번 문제와 비슷했다.
나형 29번 행렬 문제는 EBS 교재 ‘수능특강 수학 Ⅰ’ 38쪽 9번 문제와 유사하다고 지목한 문제다.
◆외국어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듣기가 매우 쉬웠고 EBS 문제를 비틀어 낸 것도 없어 만점자 비율이 1% 넘을 정도로 쉬웠다”며 “다만 상위권 학생 변별을 위해 EBS교재에서 어려운 문제를 2∼3항 정도 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장환 세화여고 교사는 “EBS 연계교재가 6개 있는데 이번에 35개 연계문항 중에서 무려 20개가 커리큘럼 마지막에 공부하는 ‘수능완성’에서 나왔다. 여기서 12개 듣기, 8문항 독해로 등장했다. 또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고득점 330제라는 교재에서도 4문제가 연계됐으며 그 중 2문제가 3점짜리 빈칸 완성 문제다”라고 분석했다.
윤 교사는 “하지만 최상위권 변별력 위한 빈칸추론 등 문제도 모두 EBS 연계교재에서 나왔기 때문에 만점자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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