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영역별 만점자가 1% 수준이 되도록 수능을 쉽게 내겠다는 교육당국의 예고와 대체로 일치한다.
하지만 이날 이흥수 수능출제위원장은 “영역별 난이도를 만점자가 1∼1.5% 수준이 되도록 출제하려 노력했다”고 말해 만점자 비율이 여러차례 예고한 1% 를 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위원장은 또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내되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서는 언어와 수리는 조금 더 어렵게, 외국어 영역은 조금 더 쉽게 출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쉬운 수능으로 상위권 변별력이 없어지면 대학의 학생선발과 고교의 진학지도에 큰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변별력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만점자 1%를 맞추기 위해 고난도 문제들을 영역별로 1∼2개씩 넣었지만 최상위권 학생들도 이 문제들을 틀렸을 가능성이 많아 최상위권에서 동점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따라 진학지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상위권의 변별력을 확보하는데는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일 교육컨설팅의 김영일 대표는 “대체로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나온 듯한데 최상위 10개 정도 대학에서 학생들이 지원하고 선발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작년보다 동점자가 훨씬 많아질 수도 있다”며 “이 학생들이 최대한 수시모집에서 소화가 돼야 정시모집에서 동점자 양산에 따른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에 속한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는 이날 “이른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 입학정원은 약 1만200명이며 수시모집을 빼면 정시모집으로는 4천200명을 뽑는다”며 “9월 모의평가에서도 언수외 3개 영역 모두 만점을 받은 학생은 55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능이 쉬워지면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학생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상당수 지원자들이 수시모집에서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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