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 그린손보, 하이카다이렉트, AXA다이렉트 등 국내 11개 온·오프라인 손보사 중 마일리지 자동차보험과 요일제 자동차보험 중복가입을 허용하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흥국화재, 하이카다이렉트, AXA다이렉트는 차량 주행거리 감축을 목표로 한 두 특약 사이에 교집합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중복가입 불가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삼성화재, LIG손보, 롯데손보, 그린손보 등 나머지 손보사의 경우 중복가입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불허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는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을 요일제 자동차보험 등 기존 특약이나 상품과 연계 출시키로 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메리츠화재는 요일제 자동차보험과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을 결합해 주행거리에 따라 최대 13.2%(예정)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통합형 상품을 개발하고 금융감독원의 최종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기존 요일제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할인율은 8.7%로 추가 할인율 4.5%를 더 얹어주는 셈이다.
한화손보는 부산과 경기도 수원에서 판매 중인 녹색자동자보험을 마일리지 자동차보험과 연계해 보험료 할인율을 최대 16~17%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상품은 특약을 합치거나 기존 상품에 끼워 넣은 것으로 요일제 자동차보험과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각각의 할인율을 중복 적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손보업계가 이같이 두 특약 중복가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할인율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 우려 때문이다.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가입 대상자들은 매일 운전을 하지 않거나 운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로 대부분 요일제 자동차보험 가입 기준에 맞아 떨어진다.
손보사들의 요일제 자동차보험 평균 할인율 8.7%에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최대 할인율 9%(AXA다이렉트 기준)를 더할 경우 소비자들은 최대 17.7%까지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예를 들어 50만원짜리 자동차보험 가입자 A씨가 요일제 자동차보험에만 가입한다면 할인금액은 4만3500원에 불과하지만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중복가입 시 8만8500원까지 늘어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은 할증은 없고 할인만 있어 밑지는 장사”라며 “비슷한 특약에 중복가입을 허용할 경우 감당키 힘든 수준으로 손해가 불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두 특약의 기본 취지는 같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다”며 “손보사들이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도입으로 인한 출혈을 막기 위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뺏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료 할인 구간을 연간 5000~7000km 이하로 제한한 것은 아예 차를 타지 마라는 소리”라며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은 실효성이 없는 졸속 특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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