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창, 충칭서기 후임설에 부인하지 않아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저우창(周强) 중국 후난(湖南)성 당 서기가 보시라이(薄熙來)를 밀어내고 충칭시 당 서기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에 부인하지 않은채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1960년생인 저우 서기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파(공청단파)의 대표적인 차세대 주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최근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부시장의 미국 망명 기도설을 계기로 중국 안팎에서는 조만간 보 서기가 물러나고 저우 서기가 충칭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11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저우 서기는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후난성 전인대 대표단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소문과 관련한 물음에 “후난성 서기로서 후난성의 각 사업을 잘 처리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저우 서기는 “후난성 당 위원회와 정부는 중앙의 요구에 따라 전력을 다해 과학적 발전을 추동하면서 민생 개선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저우 서기의 발언은 그가 보 서기를 대신해 충칭시로 옮겨갈 것이라는 소문을 직접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운을 남긴다. ‘왕리쥔 사건’ 이후 중국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공청단파와 보 서기가 속한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체와 친인척으로 구성된 그룹) 사이의 권력 다툼의 틀을 갖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 주석이 정점으로 하는 공청단파가 태자당의 대표 주자 격인 보 서기를 공격함으로써 권력 배분이 이뤄질 올해 가을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기선 잡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왕리쥔 사건’ 초기만 해도 보시라이의 낙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언급되면서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듯했다. 그러나 한때 사임설까지 돌았던 보 서기는 전인대 기간 중국의 집단 지도체제를 이끄는 9명의 상무위원 중 저우융캉(周永康)과 허궈창(賀國强)을 잇따라 공개적으로 만나 암묵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여전한 정치력을 과시했다.

자오치정(趙啓正)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변인도 지난 2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왕 부시장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이번 사건이 ‘개별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보 서기 본인도 9일 ‘왕리쥔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사람을 쓰면서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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