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 “아시아 역내 금융안전망·경제 강화해야“

  • 제45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기조연설문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시아의 발전을 위해 역내 금융안정망 강화와 견고한 경제 구축을 강조했다.

박재완 장관은 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45차 ADB 연차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그동안 외부에서 유입되는 투자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급격한 부침(浮沈)을 경험한 아시아는 역내 금융안전망과 금융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때문에 3일 한국이 공동주재한 ASEAN+3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된 CMIM 규모 확대 및 ABMI New Roadmap 등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이제 ASEAN과 한중일을 넘어 아시아 전체로 금융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함을 역설했다.

또한 박장관은 아시아권의 장단기적 안정적이고 견고한 경제 성장도 강조했다.

이밖에 박 장관은 이러한 ‘3S Economy(Stable, Solid, Sustainable)’를 위해 ADB의 강도 높은 내부개혁도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12개 이사국 장관만을 대상으로 개최된 라운드테이블(비공개)에 참석하여 증가하는 아시아의 불평등(Inequality)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다음은 박재완 장관의 ADB 총회 기조연설 전문.


존경하는 푸리시마(Cesar Purisima) 의장님,구로다 총재님, 친애하는 동료 대표님들, 그리고 신사숙녀 여러분, 먼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를 방문하여 세계 최고의 항만 중 하나로 꼽히는 아름다운 마닐라만을 직접 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번 연차총회를 훌륭하게 준비해주신 필리핀 정부와 ADB 직원 여러분, 그리고 대표단을 성대히 환대해 주신 마닐라 시민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Ⅱ.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언

신사 숙녀 여러분,

최근 세계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도 유럽 재정위기, 유가 상승, 자본이동의 변동성 확대 등 여러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아시아 경제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높은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경제의 회복을 이끌어 왔으나, 우리 역시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들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맞아 아시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우리가 함께 협력하여 이루어 나가야 할 비전을“3S Economy”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단기적으로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안정적인 경제(Stable Economy)”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아시아 경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투자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급격한 부침(浮沈)을 경험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내 금융통합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어제 ASEAN과 한중일 3국이 역내 금융안전망인 CMIM을 2배 규모로 확대하고, 위기예방 기능을 도입하는데 합의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출범 10년을 맞은 ABMI가 확고한 모멘텀을 회복할 수 있도록 New Roadmap+를 충실히 이행하고,역내 거시경제 감시기구(AMRO)를 국제기구화 하는 등 역내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한편,그 범위도 아시아 전체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 우리는 강력한 자생력을 갖춘“견고한 경제(Solid Economy)“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시아 경제는 그동안 경제성장에 있어 유럽과 북미 지역에 대한 수출에 크게 의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의 더딘 회복을 고려할 때, 이제 강력한 성장동력을 내부에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아시아 각국은 운송‧통신‧금융 인프라의 확충, 서비스 규제의 완화 등 탄탄한 내수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경제 구조조정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FTA 체결 확대, 중소기업의 무역역량 확충 등을 통해 역내 가치사슬(Regional Value Chain)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함으로써“One Asia”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시아 경제가 추구해야 할 세 번째 지향점은 우리 자손들의 미래 번영까지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경제(Sustainable Economy)”의 구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고용친화적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청년‧여성‧고령자 등 고용 취약층의 인적자본 축적 지원, 지역 균형발전 정책 등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통해, 아시아의 증가하는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역내 국가간 개발격차 완화를 위해 ADF 등을 통한 최빈개도국의 역량개발과 민간부문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ADB가 펴낸 “Asia 2050“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전세계 20개 도시 중 15개 도시가 아시아에 위치해 있고, 2050년 아시아가 전세계 에너지 소비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아시아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하면서도,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임을 뜻합니다.

한국의 경우 2008년 저탄소녹색성장을 국정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G20회의 등에서 녹색성장 논의를 주도해 왔으며, 아울러, 국제기구들과 협력하여 개도국의 기후변화대응능력 향상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신청하였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노력과 지속가능한 미래 달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Ⅲ. ADB의 변화 방향에 대한 제언

이러한 “3S Economy”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중심기구로서 ADB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동안 ADB는 아시아의 빈곤퇴치와 경제발전 지원이라는 사명을 훌륭히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발과 원조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의 전통적인 원조는 줄어드는 반면, 세계 무대에서 개도국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이들의 중간자로서 신흥국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가 경험한 IMF와 WB의 리더십 변화 과정은 이러한 세계경제의 거버넌스 변화에 따라 국제기구들이 더욱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변화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ADB가 아시아 개도국의 조언자이자 협력자로서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유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대응성(Responsiveness)”입니다.

ADB는 공여국과 수원국, 민간과 시민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개발 파트너들의 목소리에 책임있는 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투명성(Transparency)”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요 정책결정 과정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아시아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관으로서 ADB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 합니다.

셋째는 “역동성(Dynamism)”입니다.

ADB는 성과에 기반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그리고, 젊고 새로운 인재와 지식을 지속적으로 확충함으로써 아시아의 변화를 선도하는 역동적 조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Ⅳ. 맺음말씀

신사 숙녀 여러분,

필리핀의 유명한 사상가 호세 리잘(Jose Rizal)은 “꽃향기를 퍼트리기 위해서는 꽃병을 깨야 하고, 불꽃을 얻기 위해서는 돌을 세게 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You must shatter the vase to spread its perfume, and smite the rock to get the spark.

아시아의 지속적인 번영과 발전을 얻기 위해서도 힘든 변화의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힘든 과정이라 하여도 아시아 각 국과 ADB가 함께 힘을 합친다면,“3S Economy“의 실현은 결코 멀지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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