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틈탄 정치테마주 '새끼치기' 극성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정치테마주 '새끼치기'가 연말 대선을 앞둔 급락장에서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예년 선거철과는 또 다르다. 대선주자와 직·간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종목도 말 한 마디나 루머만으로 급등락이 연출된다. 이른바 새끼치기로 불리는 숨은 테마주 찾기까지 인터넷 주식투자 사이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1800선이 붕괴된 앞서 4일 대다수 종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23개 가운데 절반에 맞먹는 10개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테마주인 창업투자주다.

창업투자주는 4일뿐 아니라 5일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대장주로 꼽히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4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오던 제미니투자도 마찬가지다. 5일에도 10% 가까이 뛰었다. SBI글로벌, 대성창투, 엠벤처투자 또한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창업투자주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안철수 테마주로 엮인 뒤부터다. 안 원장이 강연에서 창업투자에 관해 업급하고 있다는 이유뿐이다.

기존에는 해당 상장사와 지분 또는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테마주가 형성됐다면 이제는 말 한 마디에도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이다.

앞서 2일 한 인터넷 주식투자 카페에는 "앞으로도 안 원장이 강연을 통해 창업투자에 대해 지속 언급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담을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이미 창업투자주 가운데 A사와 J사는 대량거래가 터진 상태"라며 "안 원장이 대선출마만 확정하면 과거 4대강 테마 당시 폭등을 넘어서는 테마주가 될 것"이라는 '묻지마' 전망도 담겨 있다.

이 인터넷 카페뿐 아니다. 주식투자 사이트마다 유사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기존 정치테마주 매수 시기를 놓친 투자자 사이에서는 덜 오른 창업투자주를 찾는 '새끼치기'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F 주식투자 사이트 게시판에는 “창투주 못 잡은 분 참고하세요. 창투사가 대선정책 기대감으로 모두 상한가. 아직 숨어있는 막강 종목 S사"라는 글도 올라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침체장에서 일부 종목이 급등하면 감독당국에서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작전세력이 빠지고 나면 주가가 폭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도 개인 투자자는 침체장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동전주'로 이뤄진 정치테마주에 대한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동전주는 작전세력에 이용당할 소지가 더욱 큰 만큼 정치테마주 관련 이상징후 종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창업투자주가 감시 대상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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