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EU가 던진 '맞춤 구명줄' 받을까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유럽연합(EU)이 은행 자금난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스페인에게 구명줄을 던지기로 했다. 스페인은 7일(현지시간) 발행하는 국채가 성공하지 못하면 EU가 제안한 구제금융 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EU는 기존 구제금융과 달리 스페인 금융권 지원에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스페인이 엄격한 긴축 조건을 내세운 구제금융을 꺼리는 상황을 감안해 은행권에만 조건을 부여하는 제한적 구제금융안을 마련한 것이다.

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의 경우는 전면적인 재정긴축과 면밀한 모니터링을 강요했으나 스페인은 EU와 합의한 개혁조치 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부동산 거품으로 부실화된 스페인의 금융권 개혁에 대해선 집중 조명하겠다는 의지다.

라호이 총리는 그동안 국제기관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들여 실패한 사례가 많았으며, 스페인 은행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구제금융을 공식적으로 거부해왔다. 스페인은 올해 필요한 자금 가운데 55%를 국채 발행으로 조달했다. 따라서 라호이 총리가 EU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정치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EU는 최대한 스페인의 상황을 배려해 제한적인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며 손을 내민 것이다. EU 관계자들은 스페인을 위해 관리감독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U의 한 고위관리는 "구제금융 풀버전보다 은행 재자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스페인 정부가 구체적인 조건에서 올바르게 행동하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EU는 스페인에 대한 대규모 대출도 논의하고 있다. 스페인 재무장관은 은행권에 필요한 지원금이 400억유로(약 56조원)라고 추정했다. EU관계자는 그 금액의 2배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7일(현지시간) 예정된 국채 발행에 실패하면 구제금융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스페인은 이날 20억유로(약 2조9000억원)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스페인 정부는 2년물·4년물·10년물 국채를 입채에 부칠 예정이다.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 한숨을 돌리겠지만 국채수익률이 7%에 근접하면 스페인 정부는 시장에 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상실하게 돼 구제금융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6.3%로 연중 최고치보다 약간 낮아졌으나 여전히 위험수준에 머물러 있다.

채권컨설팅회사인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스트의 니콜라스 스피로 대표는 "스페인이 10억~20억유로 어치의 국채발행에서 금리를 높게 책정하지 않으면 국채입찰에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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