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①> 우리금융 "'슬림' 경영으로 위기 극복할 것"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불씨가 유럽발 재정위기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번지면서, 하반기 국내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물경제지표가 잇따라 추락하면서 금융수요 또한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그룹은 저성장·저수익 시대를 대비해 금융권 가운데 가장 먼저 '슬림(Slim) 경영'을 선포했다.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 하반기 영업난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우리금융의 당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450억원)에 비해 줄어든 292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줄어든 9376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40%로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내건 경영목표는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한 경영 인프라 개선'이었다. 장기적으로는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성장을 추구하자는 것이 큰 틀에서의 나아갈 방향이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대내외 경기를 감안해 보다 '안전한' 성장전략을 추구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건전한 우량자산 위주로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 세부 방침이었다.

하반기 그룹경영전략회의에서 결정한 '위기대응 체질 강화'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 하반기 자산건전성 개선 총력

우리금융은 여타 금융지주회사들과 비교해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편이다. 유로존 위기 등으로 수출이 둔화하고 국내 경제성장률이 위축됨에 따라 기업고객들의 수익성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하반기 자산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근본적인 리스크 관리시스템 개선뿐만 아니라, 부실채권(NPL) 비율 및 연체율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자산 클린화 대책반을 구성해 연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2분기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NPL Coverage Ratio)은 2.05%와 113.5%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전사적 차원의 자산 클린화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추진된 결과다. 상각과 매각을 통해 2분기에만 1조원 이상의 부실자산을 정리했고, 우려업종에 대한 대규모 고강도 충당금 적립을 진행했다.

'슬림(Slim) 경영' 실천은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억제하는 고강도 긴축경영을 실시해 비용 효율화를 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미 3년 전부터 그룹 차원의 혁신활동인 '원두(OneDo)' 혁신 추진을 통해 약 5000억원의 재무성과를 달성했다.

◆ '원두(OneDo)' 혁신활동 정착

이 운동은 지난 2009년 12월부터 '우리금융만의 혁신 DNA 창조'를 목표로 추진돼온 것으로, '원두(OneDo)'는 '한 사람'과 '1등'을 상징하는 'One', 그리고 '실천하다'라는 뜻의 'Do'를 합친 합성어다. 강점을 발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팔성 회장이 고안해낸 혁신운동이다.

올해 초부터는 4000억원의 추가 수익 창출을 목표로 그룹 차원의 수익성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그룹 곳곳에 숨어 있는 수익창출 기회를 발굴해 하반기 경제난 속에서 수익 증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원두 경영사례는 금융권 안팎으로 입소문이 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시스코(Cisco)'와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CJ그룹 등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본사를 방문, 진행 상황 및 방법 등을 배워가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이 같은 혁신활동을 기반으로 '슬림' 경영을 추진해 저비용·고효율 조직으로의 체질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우리금융이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우리금융은 임직원들이 급여를 20% 반납하는 등 고강도의 긴축경영을 실시해 위기를 타개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전사적인 자산 클린화 노력을 통해 지속적인 자산건전성지표의 개선이 이루어지면 현재의 주가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유일하게 포춘 500대 기업에 선정된 우리금융이 모두를 놀라게 할 '한국 금융기관의 혁신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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