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열린 정책회의가 유로존 위기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끝나면서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를 무책임하다며 비난했다. 드라기 총재도 최근“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투지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한때 유로존 위기국들의 채권매입에 나섰지만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이후 ECB는 위기국들에게 계속 추가 긴축을 포함한 자구 노력을 요구했지만 해당국가들은 재정 긴축 연장 시한을 늘려달라는 등 입씨름만 되풀이 됐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드라기 총재의 권한으로 유로존의 불안한 금융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드라기 총재의 리더십에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ECB의 과감한 정책을 기대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ECB가 내부의 엇갈리는 의견 수렴과 유로존 위기국들의 차입비용 줄이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컨설팅회사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거시경제전망 담당 국장인 마리 디론은“시장은 드라기 총재의 위기 관리능력을 과대평가 하고 있다”며 “이대로는 유로 시장이 '매각(sell-off)'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이전 0.75%에서 0.5%까지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추가금리 인하는 ECB의 과감한 정책이 채권시장에 주는 효과만큼 투자자들의 매력을 이끌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며, 최소 드라기 총재의 유로화를 살리겠다는 의지만 재확인 시켜주는 수준에 멈출 것이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주는 ECB의 통화정책회의 이외에도 유로존 국가들에게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최근 스페인 지방정부 카탈루냐가 중앙정부에 50억규모의 유로 구제 금융을 요청하며 스페인은 사실상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신문 디차이트는 “독일의 반대에도 불고하고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위기국들의 채권 추가 매입 의지를 밝히며 지난주 유럽 시장을 달랬다”고 전했다.
ECB의 고위관계자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차입비용의 적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드라기 총재와 ECB임원들은 지난주 미국 잭슨홀 연례 회의에도 불참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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