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머리카락 만분의 1 굵기인 10nm 이하의 미세 패터닝이 가능한 나노 금형을 값싸게 대량 복제할 수 있는 원천 소재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에서 지난 7일 발행한 신소재.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케미스트리’가 뒤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
제작에 성공한 복제 금형은 높은 기계적 강도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유연성이 높아 평면뿐 아니라 곡면 상에도 나노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TRI 연구팀은 페트 필름 위에 결함이 없는 8nm의 나노 구조물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복제 금형 재료는 임프린트 공정에서 기포 결함을 제거한 패턴 구현이 가능해 종래 고가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하는 공정 대신 단시간 내에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메모리, 센서 및 광학소자 등의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나노 패터닝 공정은 22nm 공정으로 극자외선 액침노광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나, 차세대 기술로 손꼽히는 10nm 이하의 나노 선폭 구현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극자외선 장비의 경우 대당 가격이 3000만 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초고가 장비로 극자외선을 발생시키는데 필요한 고전력 발생장치 제작, 노광 툴의 효율 저하 등 문제 해결이 과제가 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이봉국 ETRI 박사는 “10nm 이하의 극나노 금형 복제 기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국, 일본 등 소수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는 고난이도 기술”이라며 “이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개발로 우리나라는 나노기술 강국의 면모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식경제부의 협동연구사업과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으로, ETRI 연구팀은 향후 이번 나노 금형 복제용 재료 기술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용 나노 패턴 필름 개발, 롤투롤(Roll to Roll) 대면적 편광 필름 개발 및 유연 전자소자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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