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이 효과'를 등에 업고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나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디아이. 가수 싸이의 부친이 대주주로 있다는 소식에 디아이는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당 기업을 설명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아이와 같이 중소형 종목의 경우 증권사들이 유망하고 특색있는 기업임을 전제로 선별해 보고서를 쓴다는 점에서 최근 급등이 펀더멘털과 무관한 상황인 것을 대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명 '싸이효과'가 소진된 이후 급락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26일 디아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240원(6.58%) 오른 38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부터 디아이는 전날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직전 2400원이던 주가가 1.5배 남짓 뛰었다. 디아이가 4000원대에 머물던 것은 지난 2002년 3월이 마지막이었다.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제조업체인 디아이는 지난 1996년 7월 상장됐으며, 최근 5년 내 종목 보고서가 나왔던 2009년 9월 당시 주가는 1950원이었다. 지난 2009년 디아이가 증권사 보고서를 통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실적과 시스템반도체 검사장비 시장 진출 기대감 때문이었다. 당시 보고서는 2010년 예상 매출액이 635억원, 영업이익은 63억원, 순이익은 77억을 거두는 성장세를 예상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외에 해외 매출처 다변화에 성공한 점을 보고서는 주가 상승 이유로 꼽은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 보고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업체들의 공정전환 및 신규 설비투자 수요, 시스템반도체 검사시장 진출 등으로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주가는 절대적 저평가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0년 매출액은 639억원을 실현한 이후 지난해 452억원, 상반기 159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영업이익은 2010년 42억원을 벌었지만 지난해 11억원, 상반기 14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당기순이익 적자폭은 더 크다. 지난 2010년 19억원을 벌었지만 지난해와 상반기에 각각 30억원, 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디아이 측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의 공동작업은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수 없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디아이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당시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시스템반도체 검사장비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일부 설비는 삼성에 공급했고 일부는 개발 진행 중인데 이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아이의 단기 급등을 두고 금융당국은 해당 종목에 작전세력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5일 장 마감 후 시황변동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