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작은 은행에서 한인을 위한 '코리안뱅크'로 성장

  • 윤창수 호주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 이사장

윤창수 호주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 이사장(왼쪽)과 박명희 지점장.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이익을 호주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환원하며 살고 싶습니다.”

35년간 금융인으로 살아온 윤창수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 이사장은 현재 호주의 한인타운인 스트라스필드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해외에서 한인타운의 은행지점을 맡고 있는 만큼, 은행 이익의 일부분을 ‘코리안 커뮤니티’에 돌려줘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둔 은행이기 때문에 항상 일정부분을 지역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한인들을 위한 은행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매달 은행 이익의 30%를 무조건 한인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지점 개설 이후부터 올 2월까지 이 지점의 지점장을 맡아 오다, 최근 지점 개설 때부터 함께 일해 온 박명희 전 차장에게 지점장 자리를 물려줬다.

하지만 은행에 대한 그의 애정은 변함이 없다. 그는 여전히 새 고객 유치를 위해 한인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최근에는 스트라스필드의 공립학교에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작은 지점이 호주에서 코리안 커뮤니티 은행으로 자리 잡기까지 여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이사장은 지난 2002년 스트라스필드에서 벤디고 지점을 개설했지만, 초기 고객은 1500명에 그쳤다.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한인사회를 위한 은행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 개설에 대한 투자비용으로 약 6000만달러의 빚이 있었기 때문에 실적이 늘기는 커녕 적자가 지속됐다.

특히 이 지점의 신용카드 회원들은 타 지역에 비해 서민층이 많아, 500명 중 30명가량이 카드 대금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였다.

윤 이사장은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한인들을 위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잊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한인 고객 유치를 위해 명함을 들고 무작정 한인타운을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호주 현지에서 한인들을 위한 공식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교류를 이어갔고, 결국 지난 2008년 말에 연간 거래액 1억3000만달러를 달성하고, 6000여명의 고객까지 확보했다.

지금도 그는 호주의 타 대형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한인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점은 한인들을 위해 ‘미니멈 페이먼트(신용카드 대금결제를 최소액만 지불하고 미루는 제도)’ 이자가 시중은행보다 10%포인트 가량 낮은 ‘베이직 블랙카드’를 출시했다.

한인 카드가맹점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노력도 계속됐다. 그는 “이 지역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낮은 가맹점 수수료를 적용하는 등 가맹점 유치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한인 고객들이 원하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수용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주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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