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산 서부이촌동과 민족공원 대상지 인근,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는 용산 개발계획이 고시됐던 지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대부분 2~3배 올랐다. 특히 총리실 산하에 ‘용산민족ㆍ역사공원건립추진위원회’가 설립됐던 2005년과 U턴 프로젝트 등이 발표됐던 2006년에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용산역세권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이 파행을 겪고 분양 단지들도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며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강변에 위치한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전용면적 122.31㎡) 매매가는 2001년 5억5000만원에서 2005년 9억7500만원, 2007년 15억원, 2011년 15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올해 10월 현재 시세는 13억5000만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2억원 가량 떨어졌다.
민족공원 대상지 인근인 용산구 이태원동 청화아파트(전용 105.75㎡)도 같은 기간 2억625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10년새 3배 가량 올랐다. 현재 시세는 6억8000만원 선으로 8000만원 가량 내렸다.
용산구 서부이촌동 대우아파트(전용 84.98㎡)도 2001년 3억9000만원에서 2005년 6억원, 2007년 8억5000만원, 2011년 8억원으로 10년 전과 비교해봤을 때 두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10월 현재 매매가는 고점 대비 6000만원 빠진 7억9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A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2007년 8·31 부동산대책 이전까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가 이후 4년간 시세가 정체 상태”라며 "용산역세권개발이 어떻게든 결론이 나야 거래가 이뤄져 오름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용산역세권개발 계획에 편입되면서 거래가 제한된 서부이촌동 지역 주민들은 재산권 피해가 극심하다고 호소한다. 이 지역 대림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5년 전 개발구역으로 지정돼 거래가 묶여 팔수 없는 집 때문에 집이 있으나 마나한 상황이고,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하소연했다.
통계에서도 올해 들어 용산지역 아파트들은 대체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촌동의 경우 올해 단 한번도 집값이 상승한 적이 없고 하락세와 보합세를 오갔다. 이태원동, 한강로3가, 후암동 모두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보합세다.
전문가들은 용산이 향후 미래 가치는 뛰어나지만 이미 개발사업에 대한 호재가 반영돼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은 데다 대부분 5~6년 이후 결실을 볼 수 있는 장기 개발사업이어서 단기 차익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정찬 부동산이마트 연구소 대표는 "현재 용산의 주요 사업들이 갈팡질팡하고 있어 아파트 값은 재개발 지역이 아닌곳은 30% 떨어지고 재개발 지역과 아파트 가격 역시 10~15% 하락했다"며 "혹시 사업이 순항하더라도 과거처럼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국제업무단지 사업이 탄력이 붙으면 일대 가격이 한번 더 요동칠 수 있지만 부도 위기에 몰리면 용산쪽 가장 중심지부터 무너질 것"이라며 "국제업무단지가 순항하면 부동산 시장도 크게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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