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도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아파트 매매시장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반사 이익을 누렸지만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데다 최근 과잉 공급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수익형 부동산 공급은 계속되고 지역·상품별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꼼꼼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공급 과잉 몸살
오피스텔의 경우 최근 들어 수익성이 빠른 속으로 악화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올해 2분기 5.96%로, 지난 2007년 2분기 6.91%보다 0.95%포인트 떨어졌다. 서울은 같은기간 6.64%에서 5.51%, 경기도는 7.17%에서 5.99%로 1.2%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수익률 저하는 고분양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몇년 간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자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이다. 오피스텔이 비쌀수록 투자 수익률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했던 서울 강남역 인근 P오피스텔 전용면적 24㎡의 최고 분양가는 2억8600만원대다. 반면 인근 비슷한 면적의 입주 7~8년된 오피스텔은 1억8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선이다. 이 오피스텔과 비슷한 수익률을 거두려면 임대료를 50% 이상은 더 받아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근 우리공인 관계자는 “통상 새 오피스텔일수록 임대료가 더 높게 책정되기는 하지만 100만원 이상이 넘어가면 특수 수요층을 제외하고는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공급 과잉도 문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건축허가는 871동 252만5000㎡로 전년 동기 대비 124.5%나 증가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서울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2009년 1035실에서 2012년 1만4700여실(예정물량 포함)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오피스텔의 경우 2000년대 초 공급 과잉으로 침체에 빠져 공급량이 줄면서 최근 몇년간 인기를 끌었다”며 “다시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면 그때 당시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형생활주택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실적은 총 5만6000여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인·허가 실적은 목표치(8만가구)를 초과한 10만~11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관리업체 관계자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차장 등 규제 완화로 공급이 급증했지만 난개발 문제만 불러일으켰다”며 “가격(분양가)이 비싸 수익률이 3~4%를 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빚 못갚은 '깡통 상가' 주의보
상가시장도 불황 속에 좀처럼 활성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새 동탄·판교·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이 이어졌지만 사업 지연과 저조한 입주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상가시장은 경기 침체와 비수기가 맞물리며 투자 활성도가 크게 낮아진 상태”이라며 “판교나 광교신도시 등이 초기에는 바람몰이 역할을 했지만 최근 들어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국세청이 내년 1월 1일자로 적용하는 ‘2013년 오피스텔 및 상업용건물 기준시가’ 고시에서도 상가 기준시가는 최근 경기 침체를 반영해 0.15% 하락하기도 했다.
상가 침체가 이어지다 보니 팔아도 제값을 못 받는 ‘깡통 상가’도 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상가 경매물건은 2945건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2552건보다 13.3%(393건) 증가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상가를 사들였다가 낮은 수익률과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것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상복합단지와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상가 경매물건이 늘었다”며 “불황으로 임대수익과 은행 이자간 역전현상이 벌어져 제값 받기 어려운 상가들은 팔지도 못하고 경매에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장은 “실제 밖으로 드러나는 표면적 수익률을 보고 상가에 투자했다간 세금 등 보이지 않는 지출에 크게 데일 수 있다”며 “상가(商家)가 상가(喪家)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에 앞서 세무사 등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가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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