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이미 이달 기준금리에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에는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채권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도 금리 동결을 정치게 한다. 정권이 바뀌는 마당에 굳이 시장에 혼란을 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도 한은이 동결 기조를 계속 가지고 가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온다.
채권업계 등 동결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내년 미국의 재정절벽(급격한 재정 지출 축소로 경제에 타격을 입는 것)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여론몰이에 따라, 미 의회에서 재정절벽 리스크에 대한 협상이 무리없이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 경제에 있어서도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나올 때까지는 금리를 묶어놓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1% 성장에 그치는 등 경제성장률은 악화됐다. 4분기 역시 높은 수준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대외경기가 살아날 것을 감안해, 내년에는 완만하게나마 회복의 조짐이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기준금리는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와 함께 중국의 시진핑 정부가 어떤 경기 부양책을 펼칠 것이냐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재정절벽 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해외 경제에 큰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경제가 악화될 경우 대응카드로 쓰기 위해서라도 금리 카드를 남겨둘 것이란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3.4%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동결 쪽으로 손을 들었다.
반면 다수의 해외 투자은행(IB) 등은 내년 상반기 한은이 한 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 BNP파리바, 씨티그룹, RBS, 스탠다드차타드(SC) 등은 내년 1분기 중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내년 국내 경기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등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오석태 한국SC은행 상무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좋으면 3%, 나쁘면 1.5%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라며 "한은이 내년 1~2월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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