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인재난의 해답, 매칭(Matching)에 있다 - 설명환 케이디씨그룹 커뮤니케이션 총괄

설명환 케이디씨그룹 커뮤니케이션 총괄
통계청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 인구는 238만3000명(9월 기준)이다.

20대 중 비경제활동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38.4% 이상이다.

일하고 싶은 20대 구직자는 많은데 일자리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벤처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중소기업의 44.6%가 기업을 운영할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인력 확보'를 꼽았다.

연구개발, 영업 및 마케팅, 생산 등 모든 분야에서 인력 확보가 원활하지 않았다.

신기한 일이다.

한쪽에서는 일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다른 한쪽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직난과 구인난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 부족이나 인재의 부족과 같은 수량의 문제가 아니다.

구직자와 구인기업, 양쪽의 '기대치 불균형'의 문제 즉, '매칭(Matching)'의 문제다.

매칭의 문제는 기업과 구직자 간의 기대치가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구직자들은 더 높은 급여와 복리후생을 원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뛰어난 스펙의 인재들을 적정한 연봉으로 영입하길 기대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악순환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면 이와 같은 불균형의 악순환을 멈출 수 있을까.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은 구직자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자질에 맞춰 입사 대상 기업의 눈높이를 낮추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기업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내용이다.

기대만큼의 물적·질적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면 인재가 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일은 요원하다.

지금 당장 현장에 배치할 수 있는 인재도 좋지만 가능성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 인재로 육성하는 기업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직원교육 프로그램을 확대·강화하고 인재 육성에 필요한 사내·외 교육을 통해 좋은 인재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원이 부족하다고 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거시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봉으로 대기업과 경쟁할 수 없다면 미래 성장성과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

가까운 일본 역시 과거 대졸 취업자가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지만,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대졸 인재들의 중소·중견기업 취업으로 말미암아 기업들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것은 결국 인재가 기업을 살린 것이고, 중소·중견기업들이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대학생들이 취업 눈높이를 낮추는 데는 일본 대학들의 노력도 한몫 했다.

대학 취업지원센터가 나서서 작지만 강한 기업을 평가하는 안목이나 기업의 감춰진 실력을 알아볼 수 있는 교육을 꾸준히 해왔고, 대학들은 일반인들에게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업종이나 알짜 중소기업을 자주 알리면서 학생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심정적 거리감을 좁혀온 것이다.

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대학의 취업교육도 매칭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한 축이 되어야만 한다.

앞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모두가 잘해야 한다'는 순진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노력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분명한 것은 구직의 문제는 인재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고, 구인의 문제는 기업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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