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26%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점유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2위권 업체와의 격차는 이미 2배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이다. 7년 연속 세계 TV 판매 1위 달성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TV는 삼성’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평판 TV 부문에서의 독주도 큰 몫을 했다. 특히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판매량 1위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도 공고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판매 실적은 매분기 50% 이상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1분기 12만대 수준이었던 판매 실적이 2분기에는 23만대로 2배 가량 급증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60인치 이상 제품의 모델 수를 9개에서 17개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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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V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이 응축된 75인치 프리미엄 TV ES9000 모델. |
삼성전자의 성공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1990년대 세계 TV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던 소니와 샤프 등 일본 기업들을 뛰어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삼성전자의 초대형 프리미엄 스마트 TV 선두에는 75인치 ES9000 모델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이 이 모델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ES9000은 지난 7월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후 두 달 만에 세계 시장에서 5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 출시가격이 1980만원임을 감안하면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연말까지는 2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S9000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중동의 왕족, 각국 정부의 고위층,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 등을 대상으로 전개한 VIP 마케팅이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스마트 TV의 기능을 돋보이게 하는 한편 품격과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새로운 TV 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의 강윤제 전무는 “일반인이 사기 힘든 명품 TV라고 생각하면 최고의 품질, 고급스러운 이미지, 크기와 무게에서 느껴지는 위압감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ES9000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갖고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이들은 모든 물건이 품격에 맞는 제품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ES9000을 제작하면서 스마트 TV의 원형 디자인을 추구한 것은 이 때문이다. ES9000은 디자인그룹 구성원들이 2만4000시간의 고민을 하고 1만5000장의 디자인을 만들고 120일 간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끝에 탄생했다.
TV 화면 외에 아무 것도 없는 ‘원 디자인(One Design)’과 대형 TV에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로즈 골드(Rose Gold)’ 컬러는 ES9000 만의 특징으로 이제 프리미엄 TV 디자인의 롤 모델이 됐다.
디자인 만큼이나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김윤수 수석은 “완벽한 도금을 위한 최적의 데이터를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쳤다”며 “삼성전자의 품질 검사가 미국 나사(NASA)보다 깐깐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점 하나의 결점도 넘어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글로벌 1위에 등극한 삼성전자는 ES9000 등 프리미엄 제품들을 앞세워 세계 TV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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