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들과 정부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의 입조심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본인들이 무심코 던진말에 수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 시절 '오린지' 구설수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조롱을 받았는지 기자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다면 '소이부답(笑而不答)' 하는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그러나 인수위와 기자들 사이에 위치한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으로 논점이 옮아가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윤 대변인이 시간날 때마다 설파하는 본인의 '기자본능'은 그가 한 평생 몸 담았던 천직에 대한 애착의 발로이기에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는 인수위원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대기업의 사외이사직도 던지고 온 사람이다. 그렇다면 기자 본능에 대한 강한 어필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더욱이 기사거리의 가치에 대해 논하거나 대변인을 거치지 않으면 오보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으름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들게 할 수 있다.
인수위가 출범한지 일주일 만에 정식 홈페이지가 개설됐는데 하룻밤 새 국민행복제안센터에 올라온 글이 600건을 넘었다. 우리 국민들의 삶이 여전히 고단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겸허한 자세로 정부와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는 인수위의 자세는 환영할 만 하지만 그것이 '묵언수행'으로 진행돼서는 곤란하다. 국민들을 대신해 들으러 온 기자들이 '불통'을 고민한다면 하물며 국민들은 어떤 마음이겠는가. 인수위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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