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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엽. 걷다, 2012, Digital C-print, 114.3x76cm |
아주경제 박현주기자=이게 웬일인가. 옷을 입혀야만 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알몸으로 화랑에 등장했다.
민머리에 맨살, 걸친 것이라고는 안경뿐인 그는 '한글 패션'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이상봉이다.
자신을 완전히 벗긴채 오므려 앉거나, 독특한 포즈로 당당한 그는 오히려 아기같은 천진난만한 표정이 더 눈길을 끈다.

지난 10년간 그의 피사체였던 이상봉을 옷이 아닌 '인간 이상봉'으로 소개하는 사진전이 그 증명이다.
이엽이 찍은 이상봉의 알몸은 ‘입는 예술, 벗는 예술-이상봉 누드’란 제목으로 23일부터 서울 중구 회현동 ‘금산갤러리’에 걸린다.
후지필름과 박준 뷰티랩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이상봉의 선(Line)’ ‘이상봉의 호러(Horror)’ ‘이상봉의 환상(Fantasy)’으로 나눠 꾸몄다. 전시장에는 20여점이 나온다.
알몸으로 피사체가 된 디자이너 이상봉은 “사람들은 흔히 나를 ‘자기 색깔이 강한 디자이너라고 말하지만 정작 나는 어떤 색깔도 갖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패션을 처음에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표현했던 것이 자유였는데, 지금도 자유를 디자인하고 싶다. 바람처럼 내 영혼이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작가 이엽은 “대상을 낯선 모습으로 재구성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피사체의 면면을 내러티브로 풀어냈다”며 “디자이너로서의 외피를 벗은 이상봉, 모든 것을 벗어 던진 그의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2월 16일까지.(02)3789-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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