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패트롤> 삼성·LG 특허전쟁 멈추고 공동전선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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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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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허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한 금액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TV를 팔아 벌어들인 영업이익 2조원의 약 5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해외 특허 사용료로 지급되는 금액 중 상당 부분은 특허분쟁에서 패한 결과 울며 겨자먹기로 낸 돈이다. 특허권을 포함한 지적재산권을 가진 쪽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지만 가지지 못한 쪽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족쇄에 묶여 있는 셈이다.

개별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까지 나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특허분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전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전세계적으로 수십건의 소송을 주고 받으며 이슈 메이커가 됐다. 어쨌든 국내 언론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소송 결과가 나올 때마다 은근히 삼성전자를 응원했던 게 사실이다.

애플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심리적 동조와 국민 기업인 삼성전자가 미국 기업인 애플에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국가주의적 발상 등이 묘하게 결합한 결과다.

이같이 흑백이 분명히 나뉘는 특허분쟁이 있는가 하면, 어느 한 쪽을 편들기 애매한 상황도 생기기 마련이다. 삼성과 LG가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전이 바로 그렇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침해 갈등이 불거지면서 시작된 양측의 소송전은 냉장고 등 가전부문으로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지켜보는 언론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결국 보다 못한 정부가 나서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양측 모두 기존의 경직된 자세에서 벗어나 해결 방안을 전향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소송 당사자인 LG디스플레이의 한상범 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의 김기남 사장을 차례로 면담하고 타협점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8일 먼저 면담을 마친 한 사장이 “삼성이 결자해지를 한다면 감정싸움을 그만 둘 수 있다”며 운을 떼자 닷새 후인 23일 김 사장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제는 삼성과 LG가 자중지란을 멈추고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글로벌 지적재산권 전쟁에 공동 대응해야 할 시기다. 양측의 통 큰 타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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