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DNA> 현대중공업, 500원에서 시작된 부동의 세계1위 조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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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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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500원짜리 지폐, 그리고 황량한 백사장 사진과, 빌려온 26만t급 유조선 도면.

1983년 이후 단 한 번도 세계 조선업계1위 자리를 놓아주지 않았던 현대중공업의 시작은 거북선이 그려진 1970년대 우리나라 지폐와 아무것도 없는 사진에서 시작됐다.

1973년3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조선소 사업식에서 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 조선소도 없이 첫 수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은 아무런 경험도 자본도 없는 상황에서 조선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하고 1971년 차관을 도입하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날아갔다.

독일에서 “나무 배나 만들라”는 조롱 섞인 거절을 포함해 두 번이나 차관에 실패한 상황이었지만 정 명예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영국의 금융회사 ‘A&P 애들도어’의 찰스 브룩 롱바텀 회장 앞에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내보였다.

정 명예회장은 “우리는 벌써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들었다. 영국의 조선 역사가 1800년대이면, 한국은 그 보다 300년이나 앞섰다”고 호기롭게 이야기해 차관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차관을 도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만들 배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정 회장은 당시 황량한 백사장과 초가집 몇 채가 전부였던 울산 미포만의 사진과 50만분의1 지도, 그리고 외국 조선사인 스코트 리스고에서 빌린 26만t급 유조선 도면만 들고 세계를 돌며 수주에 나섰다.

결국 그리스 해운업자 리바노스로부터 26만t급 배 두 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하며 현대중공업은 조선소 건립과 함께 배를 동시에 진수한 유례없는 조선사가 됐다.

1972년 3월, 울산조선소 기공식에서 정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공업 발전과정에 획기적인 이 대사업은 초창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근면과 노력으로 정부와 국민의 협력을 얻어 본 사업을 필히 성취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 뒤 현대중공업은 26만t급 2척을 리바노스에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현대중공업이 세워지기 전 까지 우리나라에서 만든 최대 선박이 1만7000톤급이었고, 세계 시장점유율이 1%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조선업계 세계1위 국가로 올라서는 첫 발을 내 딛은 순간이었다.

현대중공업의 첫번째 건조선인 애틀랜틱배런의 1호선 명명식 [사진제공=현대중공업]

◆ 현대重, 세계1위의 기록을 쓰다

현대중공업은 1983년 조선업계 세계 1위로 올라선 이후 지금까지 부동의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당시까지 전 세계 수주량 1위 국가였던 일본의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1985년 특집호에서 1983년 건조량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을 1위로 선정했다.

1973, 1978년 1, 2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현대중공업은 당시 위기 상황의 타개책으로 VLCC(초대형 유조선) 외에도 다목적 화물선, 벌크선, 목재운반선 등으로 선종을 다양화 했다.

또 1975년 수리조선소인 현대미포조선을 설립해 수익의 다각화를 꾀했고, 같은 해 육‧해상 구조물을 제작하는 철구사업부를 신설하기도했다.

이듬해인 1976년에는 선박용 엔진 생산을 위한 엔진기계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단순히 배를 만드는 조선사에서 벗어나 조선업과 관련된 기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현재 현대중공업은 울산과 군산에 11개의 도크를 보유 중이며 연간 100척 이상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연간 최대 건조량은 1300만톤으로 세계최대 규모다.

아울러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무포조선은 각각 조선업계 세계5위, 중형선박 부문 1위다.

조선해운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2011년 수주량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47.4%이며 이 중 세계1위인 현대중공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15%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연도별 수주 달성 실적(누적) [자료=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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