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선 스페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형성됐다. 투자자들이 외면했던 스페인 국채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7%를 넘어섰던 스페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5%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다. 스페인 은행들은 최근 수십억 유로의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사바델은행과 방킨테르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빌린 자금을 올해부터 갚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발표되면서 다시 스페인 경제는 냉혹한 현실에 고개를 들었다. 스페인 통계청은 4분기 스페인 실업률이 사상 최대인 2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막대한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취하면서 공공·민간부문 일자리는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은행 지점들이 폐점하고 수 천만명이 감원되면서 올해 실업률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2011년 국내총생산(GDP)의 9%에 달했던 재정적자를 4.5%로 줄이기로 목표했다. 정부는 세금을 더 거둬들이고 연금 및 실업수당을 삭감했다. 공공기관들은 투자를 줄이고 직원들을 내쫓았다.
경제 전망은 비관적이다. 지난 4분기 경제는 전년대비 1.7% 위축됐다. 2년래 최악의 분기 성장률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0.5%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의 낙관론이 아직 거리까지 전달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스페인의 길거리에는 여전히 정부의 긴축 정책과 대량 해고에 반발헤 수천명이 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에 실망한 스페인들은 짐을 꾸려 새 정착지를 찾아 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 영국에서 일하는 스페인 사람은 전년대비 25% 증가한 370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9~2010년보다 두 배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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