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도적 지원 급감‥6년새 20분의 1로 축소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지난해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가 북한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 규모가 전년 보다 약 28% 줄어드는 등 6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북 인도적 지원규모는 정부의 백신 및 의료교육 23억원, 민간의 의약품 등 118억원을 합쳐 총 141억원 어치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의 196억원보다 28.1%가 감소한 규모다. 2011년 우리 정부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을 통해 65억원 규모의 영·유아용 의약품을 북한에 보냈고, 민간단체는 말라리아 방역용품과 분유, 두유, 밀가루 등 131억원 어치를 지원했다.

이로써 지난해 인도적 대북지원 규모는 지난 1996년(36억원) 이후 1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 정부 5년 동안 남측이 북측에 지원한 규모는 정부 1024억원, 민간 1551억원 등 총 2575억원이었다. 이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진 인도적 대북지원 1조2747억원의 20%, 김대중 정부 5829억원의 44%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와 민간의 인도적 대북지원은 2006년 2982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007년에도 289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116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후 2009년 671억원, 2010년 404억원, 2011년 196억원, 2012년 141억원 등으로 줄면서 6년새 약 2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현 정부 들어 인도적 대북지원 규모가 감소한 것은 2008년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건,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단행,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가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북한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 규모는 각각 1조4755억원, 8710억원으로 총 2조3465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