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지경부에 따르면 홍 장관은 인도 아그라(Agra)에서 열린 '파트너십 서밋 2013(The Partnership Summit 2013)'에 한국정부 대표로 참석해 '신흥국의 성장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장관은 동반성장을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 산업간 융합, 인문과 기술의‘융합’을 통한 발전전략을 제시하면서 한국과 인도와의 협력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홍 장관은 이날 아난드 샤르마(Anand Sharma)인도 상공부 장관과 면담을 통해 △한-인도 FTA 개정 △현지 한국기업의 애로해소 △한국제품 수입규제 조사의 공정한 진행·판정을 요청하는 등 양국간 통상 현안도 논의했다.
홍 장관의 이번 출장은 우리나라와의 경제·통상협력 증진 등을 위한 외교 사절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일종의 유세 지원이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정견 발표회를 시작으로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의 수장을 유럽과 미국이 독차지해 차기 WTO 사무총장은 개도국 출신이어야 한다는 전 세계 여론이 높아지면서 대표적 개도국인 인도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는 미국, EU, 브라질 등과 함께 WTO 핵심 회원국으로 차기 사무총장 선출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인도를 방문하는 홍 장관에게 '인도정부에 우리를 적극 지지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해 달라'는 외교통상부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달리 보면 새 정부 조직개편에서 외교부로부터 통상·교섭 기능을 이관 받은 지경부는 이제 박 본부장의 당선 여부가 남의 일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로 첫발을 내 딛으면서 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을 배출하게 되면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통상 정책은 그 만큼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안팎의 상황은 녹록치가 않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 말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할 때만 해도 상당히 선출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으나 통상교섭본부의 해체로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 현직 통상장관 프리미엄 없이는 사실상 WTO 이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사무총장 출마를 위해 일단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로 출국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는 다음달 25일 이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박 본부장이) 한창 선거전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정부조직 개편작업이 이뤄져 주요국 공관 등 범정부 차원의 통상외교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미지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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