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업장 DS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승백 상무는 불산누출 사실을 파악한 지 30시간 만인 28일 오후 7시30분 사업장 앞에서 연 현장 브리핑을 통해 “현장(11라인)에는 5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며 “대피명령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밝힌 사고 발생시점은 지난 27일 오후 1시31분. 11라인 외부 화학물질 중앙공급시설 밸브에 불산이 액체상태로 유출되고 있는 것을 발견, 관리운영사인 STI서비스에 신고했다. STI서비스 관계자는 경미한 유출로 판단, 오후 11시에 수리를 시작해 무려 10시간여 동안 사고가 방치됐다. 삼성전자도 이 판단을 용인했다.
다음날인 28일 오전 4시46분 밸브 등 고장 수리를 마치고, 1시간여 뒤인 5시40분 유출된 불산용액의 중성화, 세정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도 직원들에게 유출 사실을 알리거나, 대피 명령을 하지 않았다. 관련 생산(11라인)시설도 사고 조치는 물론 배관 교체작업이 진행되는 중에도 중단없이 가동됐다.
이 상무는 이에 대해 "불산 유출 지점이 생산라인(11라인)과는 별도의 공간이어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유출액은 폐수처리장으로 곧장 흘러 중화된다”고 해명했다.
이후 수리 작업에 참가한 관리자 5명에게 이상이 발견돼, 오전 7시30분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박모(34)씨는 오후 1시55분께 끝내 숨졌다.
맹독성 화학물질인 불산 누출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삼성전자는 경찰이나 소방당국, 경기도, 한강유역환경청 등 유관기관에 사고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오후 3시까지인 26시간 동안 유관기관은 불산 누출 사고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늑장신고에 대한 이유에 대해 이 상무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불산 누출 사고 발생 만 하루가 지난 28일 오후 2시42분께 경기도에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뒤늦게 사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관기관과 언론의 확인 요청이 잇따랐지만 삼성전자는 “확인 못했다. 기다려 달라”며 일관, 비난을 자초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