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DNA> 두산그룹, 변신의 노력이 만든 재계 최고(最古) 기업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1896년, 배오개(현재 서울 종로 4가)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적 상점 ‘박승직 상점’이 문을 열었다.

올해로 117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최고(最古)의 기업인 두산그룹의 시작이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숱한 변화를 겪어왔고, 또 그에 맞게 기업 역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 왔다.

1950년대 맥주사업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며 본격적인 ‘덩치키우기’에 나섰던 두산은 이어 1960년대에는 건설과 기계사업, 언론과 문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1970년대에는 건설과 기계, 전자사업에서, 또 1980년대에는 해외 시장 개척 등 해가 바뀔 때 마다 변신을 꾀했다.

2000년 12월 19일 박용만 현 두산그룹 회장과 전 한국산업은행 정철조 부총재 가 한국중공업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그룹]

◆ 맥주에서 중공업으로 환골탈태

두산의 변화는 ‘환골탈태’라 할 만큼 극적이다. 1952년 고(故)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이 동양맥주를 인수하면서 두산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는 맥주 사업이었다.

두산은 당시 국내 최대 맥주회사였던 동양맥주를 기반으로 동산토건, 한국맥아공업 등을 차례로 세우며 기업을 확장해 나갔다.

두산은 차례로 맥주사업과 연관된 분야에 진출하며 1970년대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이 같은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두산은 합동통신을 인수하며 언론 분야에 진출한데 이어, 수산업, 금융업, 전자산업 등으로 진출하며 다양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갔다.

1997년 외환위기는 두산의 기업 전체의 주력 사업이 소비재 산업에서 자본재산업으로 넘어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특히 외환위기가 터지기 직전이자 창립 100주년을 한 해 앞둔 1995년, ‘선택과 집중’을 위한 과감한 변신의 필요성에 따라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에 착수해 이 같은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바탕이 됐다.

두산은 당시 시작한 구조조정을 통해 23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사업군 별로 (주)두산, 두산건설, 두산포장, 오리콤 등 4개사로 통합하며 사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2001년 6월 그룹의 주력 사업이었던 OB맥주를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한국의 재계 역사상 유례없이 그룹의 핵심기업을 과감하게 처분하고 완전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후 2000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중공업과 자본재 산업으로 기업의 주력 사업을 탈바꿈 시켰다.

1896년 창업이후 유통업에서 소비재 산업으로, 또 소비재 산업에서 자본재산업과 중공업으로 변화해 온 두산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산업사와 맥을 같이 한다.

변화를 위한 노력이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 ISB(인프라지원사업) 전환 이후 글로벌 경쟁력 확보위해 총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차별화된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우선 순위를 두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며 “선도기업을 따라 잡는 수준을 넘어 그들보다 앞설 수 있는 준비를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뒤떨어지는 프로세스나 방식은 과감히 뜯어 고치고 바꾸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며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적극적인 경영에 나설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두산은 앞서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산업기반 시설과 건설기계 장비 등 방대한 인프라 지원사업(ISB)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전환한 두산은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2005년 수처리 전문기업인 미국 AES의 미주 지역 수처리 사업 부문 인수를 비롯해 2006년 보일러 설계와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두산밥콕, 루마니아의 최대 주단조 업체인 IMGB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원천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2007년 소형 건설 장비 부문 세계 1위인 밥캣을 인수해 두산인프라코어를 세계7위의 글로벌 건설 장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두산그룹은 2000년 매출 3조4000억원에서 2011년 26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20%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000년 3000억원에서 2011년 1조70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렸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경쟁력의 근원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과 도전정신”이라며 “앞서 100년이 변화의 역사였듯, 두산의 향후 100년도 변화를 거부하지 않는 과감함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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