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노련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 동안 잘못된 구조조정 정책으로 건설기업들이 회생이 아닌 추가 부실에 빠져 수 많은 건설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박 당선인에게 △건설기업 경영진에 대한 기업 부실의 책임을 명확히 할 것 △채권금융기관이 회생 가능한 기업에 대해 이자율 우대 및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방안 마련 △정부차원의 올바른 건설기업 회생정책을 수립하고 이해관계 조정할 것 △올바른 기업회생을 위한 법과 제도를 수립할 것 등을 촉구했다.
건노련은 통합도산법의 기존관리인유지제도(DIP)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홍순관 건노련 위원장은 "대부분의 경영진들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기는 커녕 DIP제도를 이용해 관리인으로 앉아 지금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임금체불과 사주의 불법 아파트 강매, 인력구조조정 등 사주의 방만경영으로 인한 책임을 노동자들이 떠안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채권단은 회사의 회생을 바라는 직원들의 고통분담 노력을 비웃듯 자신들이 채권회수에만 몰두했다"며 "채권을 일부 회수한 채권은행과 그렇지 못한 채권은행 간의 이전투구 과정에서 회사 통장에 자금이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처해지는 기업들이 허다했다"고 덧붙였다.
안중언 건노련 조직실장은 "박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종사하는 건설업계의 총체적 부실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인수위 접수처에 삼안·삼부토건·쌍용건설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건설업계의 회생절차를 손보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설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부실화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데 따른 것"이라며 "새 정부가 기존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미 부실 기업이 된 건설사에 섣불리 손을 댈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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